가자지구 ‘눈물의 터널’ 사라지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집트는 25일(현지시간) 이집트·가자지구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 통로를 4년 만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국경 폐쇄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자 어쩔 수 없이 비밀 지하터널을 파 생필품을 밀수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땅굴을 통해 이집트로 고철을 밀수출하려다 붙잡힌 팔레스타인 밀수범의 모습. [로이터=뉴시스]


이집트 과도 군사정부가 25일(현지시간)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Rafah)’ 국경 통로를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14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은 2007년 6월 가자 봉쇄 조치가 시작된 이후 4년 만에 가자지구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팔레스타인 과격 정파인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뒤 이스라엘이 취한 봉쇄 조치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007년 하마스가 집권하자 가자지구로 통하는 모든 검문소를 폐쇄했다. 이집트도 이를 도왔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을 받았다. 라파 국경 인근엔 수백 개의 비밀 지하터널이 생겨났다. 이곳을 통해 생필품 이 밀수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AP통신은 이집트 관영 중동통신(MENA)을 인용해 “이집트의 라파 국경 통로가 28일부터 금요일과 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되며 이 조치는 영구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개방 조치와 함께 봉쇄 이전의 규칙이 다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집트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뒤 그가 펴온 친이스라엘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무함마드 아와드 하마스 외무장관은 “이집트 형제들의 이번 결정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며 “우리와 이집트의 유대 관계를 상징하는 이번 조치 덕분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