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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꼭 와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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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

동일본 대지진 재해가 발생한 지도 두 달여가 지났지만 이재민들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국민은 모두 하나가 되어 서로 도우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수많은 한국 국민께서 보내주신 정성 어린 지원과 따뜻한 격려가 큰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신속한 긴급구조대 파견, 기업 및 일반인의 지원과 모금, 거리에 내걸린 ‘일본 힘내라!’는 현수막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를 격려하고 도와주셨습니다. 일본 국민을 대신해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진 피해를 원활히 복구하고 활기찬 일본을 되찾기 위해선 많은 한국분들이 예전처럼 관광과 비즈니스로 일본을 방문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해 지역에서는 복구 활동이 이제 막 시작됐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완전히 평소와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진 피해를 봤던 도호쿠신칸센은 지난 4월 29일 전 구간이 복구돼 3월에 개통된 규슈신칸센과 더불어 남북으로 가고시마에서 아오모리까지 모두 연결이 됐습니다. 공항도 피해를 본 센다이 공항을 제외하고는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미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아키타 편의 운항이 지난 2일부터 재개됐으며, LCC(저가 항공사)도 일본 노선에 잇따라 취항하고 있습니다.

 일본 하면 ‘미식(美食)’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스시나 일본소주(니혼슈) 외에 라면이나 소주, 초콜릿 같은 과자도 인기가 있습니다. 이들의 원료인 농산물은 정부와 지방 공공단체가 엄격한 검사를 통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은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어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 수입되는 일본 식품 또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지진재해 직후 활기를 잃었던 도쿄의 쓰키지 어시장도 지금은 전처럼 활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한국분들이 좋아하는 등산, 골프, 온천 등의 레저 면에서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습니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일본의 골프장에서는 한국의 남녀 프로골퍼들이 대활약하며 일본의 골프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호텔과 관광지에서는 여러분의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현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보통은 최저 120만원 정도인 홋카이도 여행 상품이 69만9000원부터 판매되는 등 지금은 저비용으로 일본을 여행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국토해양부는 5월 연휴기간 중 한국에서 출발하는 국제항공편 승객 수는 작년보다 8% 정도 줄었지만, 국가·지역별로는 일본이 최다라는 예상치를 내놓았습니다. 또 일상 생활 복귀로 한국을 찾는 일본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 노선 탑승률이 일본의 황금연휴 이전과 비교해 10% 이상 높아졌습니다. 한국은 물론 중국과 대만, 태국 등지에서도 일본 투어가 재개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본에서 개최된 일·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관광 교류가 주요 의제의 하나였습니다. 이처럼 한국 국민 여러분께서 비즈니스나 여행으로 일본을 방문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구와 부흥을 위한 가장 큰 지원이 될 것입니다. 일본에 오셔서 ‘끝없는 감동과 만날 수 있는 나라, 일본’의 진가를 마음껏 누리세요.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