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해적재판 … 아라이 운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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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아라이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 우리 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에 대한 재판이 23일 부산지법에서 시작된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해적 재판인 데다 4명(1명은 일반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다. 특히 이번 국민참여재판은 집중심리 방식을 채택해 27일까지 5일 동안 계속 열린다.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는 무함마드 아라이에 대한 신문은 선고 하루 전인 26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사건의 법정형이 최고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식 배심원 9명과 예비 배심원 3명으로 배심원단이 구성된다. 부산지법은 이미 만 20세 이상 부산시민 500명을 배심원 후보로 통지했고, 100여 명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산지법은 23일 출석하는 배심원 후보 중에서 설문조사 등을 거쳐 재판에 참여할 배심원 12명을 뽑을 예정이다.

배심원단은 재판을 지켜본 뒤 유무죄 여부와 형량을 제시한다. 배심원단의 평결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재판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재판부가 국민을 대표하는 배심원단의 평결과 다르게 판결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변호인 측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설명하고 사진과 영상자료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주요 쟁점은 세 가지다. <표 참조> 첫째는 아라이가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했느냐다. 검찰은 아라이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갑판장 김두찬(61)씨의 증언이 있다. 김씨는 해군의 구출작전 때 선교 뒤쪽 해도실에서 석 선장과 함께 매트리스를 둘러쓰고 숨어 있었다.

그는 “아라이가 ‘캡틴’이라고 소리 지르며 석 선장을 찾아다니다 잠시 후 몇 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아라이는 석 선장에게 총을 쐈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아라이가 석 선장에게 총을 쏜 것을 직접 목격한 선원이 아무도 없다는 점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삼호주얼리호 표적납치 혐의도 쟁점이다. 검찰은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뒤 통화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화번호 12곳이 앞서 납치된 삼호드림호 때와 일치한다는 점을 내세울 예정이다.

또 해적들이 우리 군의 구출작전이 있을 때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양측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고는 27일 오후 5시30분쯤 나온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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