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신탁 상품안 마련, 3월 시판 계획

중앙일보

입력

은행권이 실질적인 원본보장 방안을 담은 퇴직신탁(퇴직일시금신탁) 공동상품안을 마련, 정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은행권은 여신관계에 있는 주거래기업을 대상으로 새 퇴직신탁을 집중 판매할 전략이어서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기업 퇴직금 시장을 놓고 은행과 보험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담당자들로 구성된 작업반은 이달초부터 진행해 온 퇴직신탁의 공동상품안 마련작업을 이날 마무리했다.

공동상품안은 퇴직신탁의 최대과제인 원본보전을 위해 은행들이 받는 신탁보수에서 일정 비율을 특별 유보금으로 쌓아 운용자산의 부실화시 이를 보전하기로 했다.

또 펀드형태는 가입한 개별 기업별로 단독펀드로 운영하거나 불특정다수 가입기업의 적립금을 한데모아 운영하는 합동펀드로 구분했다.

퇴직금 지급은 일시불 또는 분할식 지급방법을 수령자(퇴직자)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당초 거론됐던 연금식 지급방법은 제외했다.

은행권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퇴직신탁 상품인가를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신청한 뒤, 승인이 나는대로 은행별로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해 오는 3월부터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은행신탁도 실질적인 원본보전 등의 조건이 충족될 경우 보험사의 퇴직보험(99년 3월시판)에 이어 퇴직신탁 취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 상품인가 승인의 관건은 ‘실질적인 원본 보장’에 달려 있으나 은행권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퇴직신탁과 퇴직보험은 법정퇴직금을 회사밖에 예치하는 것으로 불입금 전액에 대해 법인세 손비인정이 되고 수익권이 근로자에 있어 기업 파산시에도 수급권이 보장되는 이점이 있다.

현재 기업의 퇴직금 사외적립 시장은 약 20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가운데 보험권이 퇴직보험과 종업원퇴직보험으로 선점하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의 공신력과 기업과의 여신관계를 감안할 때 보험사의 퇴직보험에 뒤지지 않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마케팅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서울=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