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노화 부르는 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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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을 잘 들여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은 피부미인의 필수 덕목이다. 규칙적인 수면습관도 중요하다. 술과 담배, 무조건 굶는 다이어트는 피하는 게 좋다. 자외선도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피부 노화 원인이 또 있다. 바로 열이다. 열이 피부노화에 미치는 영향과 열을 다스리는 안티에이징 방법을 알아봤다.

피부 깊은 곳에서 시작되는 열 노화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진다. 폐경 이후엔 피부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이러한 노화를 막으려면 세포 재생이 활발한 밤에 피부에 영양분과 휴식을 충분히 줘야 한다. 피부 노화 주범 중 하나인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써야 한다. 피부 노화의 또 다른 원인인 열에 대해선 지금껏 관심이 적은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피부 온도는 31℃ 정도다. 그러나 8월 한낮의 작사광선을 15분간 쪼이면 무려 41~43℃까지 올라간다. 아모레퍼시픽은 ‘피부 표면이 고온 상태로 지속되면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했다. 서울대의과대학피부과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열과 피부 관계실험을 진행했다. 약 10년의 공동 연구 결과 열이 피부 노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피부는 온도가 41℃ 이상으로 높아지면 콜라겐 섬유, 탄력 섬유 등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기질단백질분해효소)가 생성된다. 이로 인해 콜라겐이 줄어들면서 진피층이 손상돼 피부 탄력은 떨어지고 주름은 늘어난다. 혈관 수와 크기도 늘어나 홍조 현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열 수용체인 TRPV-1도 많이 생긴다. 열 수용체는 체내 온도계 같은 역할을 하는데 활성이 촉진되면 열 발생량이 높아진다. 열은 피부의 진액(혈액을 제외한 액상 성분)을 마르게 해 영양 성분이 잘 전달되지 않고 건조해져 피부 노화를 가속화한다. 아모레퍼시픽 한방화장품연구팀 박성일 책임연구원은 “열 가운데 적외선은 자외선과 같은 노화 현상을 유발한다”며 “단 적외선은 자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피부 깊은 곳의 노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 다스려 건강한 피부 지키기

 낮 동안 외부의 열, 스트레스, 긴장으로 인해 피부 속 콜라겐이 손상됐다면 본래 상태로 회복하기 쉽지 않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미 손상된 피부조직을 관리하는 것만으로 젊은 피부를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낮 동안 피부가 손상되지 않게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가급적 피부가 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태양 광선을 무작정 피할 수만은 없다. 박책임연구원은 “열에 노출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메이크업을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며 “스트레스, 담배, 술 등도 피부 열을 올리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화수 소선보크림(사진)은 자외선과 열에 의한 노화를 막아주는 한방 데이크림이다. 기존 안티에이징 제품이 밤 동안 노화 개선에 주력했다면 이 제품은 낮에 집중되는 피부 노화를 막는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1분당 1.3개 꼴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소선보크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열 차단 지수인 TPF다. 적외선을 받으면 열이 발생하는 것에 주목해 만든 개념으로 열 에너지를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수다. 차단된 에너지 양은 백분율로 표시된다. TPF40이면 외부 열, 스트레스, 긴장으로 인해 피부 내에서 올라오는 열을 100%으로 봤을 때 이 중 40% 이상을 차단해준다는 의미이다.

 핵심 성분은 외부 열을 다스려주는 편백다당체, 내부 열을 다스려주는 오매, 항산화 효과가 있는 백화사설초다. 편백다당체는 항온성이 뛰어난 식물로 외부 열에 의한 자극을 낮춰준다. 오매는 제열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나 화로 인한 피부탄력 저하를 예방해준다. 백화사설초는 비타민의 3배에 달하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 산화를 막아 생기 있고 맑은 톤을 지켜준다.

세계피부과 학술대회에서 열 노화 연구 결과 발표

 열 노화와 대처법에 대한 연구결과가 세계피부과 학술대회(WCD)에서 발표된다. 서울대의학대학 피부과학 연구팀은 세계피부과학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WCD에서 적외선이 자외선만큼이나 피부 노화를 앞당긴다는 실험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태양 광선 중 적외선은 40% 정도다. 이를 방치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고 피부 속 콜라겐층을 파괴해 피부 노화를 앞당기게 된다. 일상생활 중 1~2시간 적외선을 반복해 쪼이면 콜라겐 합성이 눈에 띄게 준다는 내용이다. WCD는 24일부터 6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사진설명] 아모레퍼시픽연구소 한방화장품연구팀 박성일 책임연구원이 한방 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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