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브라운관 점령 꿈꾸는 차세대 스타 장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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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일, 최민수, 최재성, 정우성으로 이어지는 아웃사이더 스타의 계보. 그 대를 이으며 2000년 최고의 스타를 꿈꾸고 있는 장혁(23세).

SBS 드라마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KBS 2TV 미니시리즈 〈학교〉에 출연,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여세를 몰아 MBC 〈햇빛 속으로〉와 SBS 〈왕룽의 대지〉의 주인공을 맡아 연기의 폭을 넓히고 있다. 대선배인 안성기와 함께 등장한 애니콜 CF에 출연, 뭇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강렬한 눈빛과 부드러운 미소를 선보였다.

마라톤과 기계체조로 잘 다듬어진 몸매, 두말할 필요 없는 눈빛,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니고 있는 장혁은 외모만으로도 차세대 스타가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모두 갖춘 신인이다.

장혁이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그의 본명은 정용준. 장혁이라는 이름은 그의 매니저 최장혁씨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의 부모에게 조금은 미안한 말이지만 '장혁'이라는 예명이 그의 이미지를 훨씬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그를 이야기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설명'이 있다. 바러 '제2의 정우성'. 사실 외모와 분위기 모두 흡사하다. 또 매니지먼트사 역시 같은 곳이다. '누가 누구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은 섭섭해할 만도 한데, '제2의 정우성' 장혁은 전혀 그런 내색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닮았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겠죠. '누구랑 닮았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좀더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이다 보니 자주 만났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서너 번밖에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를 직접 보고 장혁은 '정우성을 닮았다'는 말에 대해 수긍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우성을 닮은 장혁'보다는 온전히 '장혁'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도 그의 솔직한 희망이다.

MBC 미니시리즈 〈햇빛 속으로〉에서 출생의 미스터리 속에서 폭력조직에 휩쓸리는 반항아 명하 역을 맡아 열연한 이후 요즘에는 90년대 초 방영돼 인기를 얻은 〈왕룽일가〉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SBS〈왕룽의 대지〉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맡은 역은 신세대 사고뭉치 봉필.

여성팬들에게 안쓰러움을 자아내는 명하 역은 기존의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역이었지만 봉필 역은 그에게 조금 모험이다 싶은 코믹 캐릭터다. 하와이언 꽃무늬 티셔츠를 걸치고 어색하게 굴린 영어로 '피~일'을 부르짖으며 적당히 들은 겉멋으로 건들거리며 마을을 휘젓고 다니는 봉필. 아직은 공부에 뜻이 전혀 없는 재수생으로 온갖 구박을 다 받고 있지만 곧 왕룽(박인환 역)의 후계자로 찬새미마을의 땅을 이어받을 인물이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봉필'을 위해 장혁은 자신의 '느낌 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햇빛 속으로〉를 촬영할 때는 조금 어두운 노래를 들었고, 〈왕룽의 대지〉를 촬영할 때는 밝은 노래를 듣습니다. 특히 봉필 역은 제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역할이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30부작 중 3분의 1쯤 촬영을 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애정이 느껴지는 배역입니다."

스물세 살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연기와 인생에 대한 진지함을 지니고 있는 장혁. 밀레니엄을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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