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는 국가 미래, 정권과 상관없이 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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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가 확정되면 과학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가 꿈으로부터 현실로 나타난다고 봐야지요. 드디어 그 실체가 가시화되는 겁니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홍승우(51·사진) 교수는 과학벨트 입지가 16일 확정 발표된다는 데 대해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과학벨트가 대덕특구로 간다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지난해 말 과학벨트 특별법이 2년 넘게 통과되지 않자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홍 교수는 과학벨트에 들어서는 중이온가속기의 개념 설계 총괄 책임자다. 15일 전화로 홍 교수를 인터뷰했다.

 -과학벨트가 간다는 대덕특구가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몰려올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나.

 “입지는 16일 발표를 봐야 알겠다. 그러나 과학벨트가 들어서는 도시는 좋은 연구 시설뿐 아니라 정주(定住)환경 같은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름 있는 과학자들이 ‘그곳에 가고 싶다. 그곳에 가서 연구하고 싶다. 그곳에 가서 비즈니스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

 -과학벨트에 딱 맞는 도시가 있는가.

 “연구·문화시설 등 모든 것이 갖춰진 ‘과학벨트 맞춤 도시’가 어디 있겠는가. 하루 아침에 건설될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과학벨트가 들어서면서 도시도 거기에 맞게 만들어지기 시작한다고 본다.”

 -과학벨트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공약사항인데 다음 정권에서 이어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과학벨트 사업은 어떤 정권 차원의 사업으로 보면 안 된다. 기초 과학자들의 열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학벨트 사업에 대해 1만여 명에 달하는 과학자들이 지지서명을 했고, 국가 미래를 위한 것으로 정권과는 관계없이 가야 한다.”

 -과학벨트에서 중이온가속기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연구 시설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과학연구원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몰려오면 우리나라의 과학 수준도 단기간에 확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은 국제적 수준과 체계를 갖추되 과학적 목적이 우선되게 해야 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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