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단독검사권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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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회사 조사·감독권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감독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중앙은행으로서 (금융기관) 감독 기능을 갖지 못한 나라는 한국·일본·캐나다밖에 없다”면서 “최종 대부자인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회사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동성이 악화된 금융회사에 대해 한국은행이 긴급자금을 지원하려 할 때 사전에 금융회사 내부 상태를 독자적으로 조사하지 못하는 현행 체제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김 총재는 ‘원론적인 언급’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감독권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최근 금융감독기관의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사실상 한은을 겨냥해 ‘아무 기관에나 조사권을 줄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한 김 총재의 공식적인 반응인 셈이다.

 김 총재는 “한은이 미시 감독권을 요구하거나 단독으로 무슨 조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금감원과의) 공동검사가 안 되거나 중앙은행이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오면 (단독조사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총재는 “이제는 글로벌 추세에 맞는 감독기구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한은법 개정안의 취지대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은의 금융회사에 대한 단독조사권을 인정하고, 현재 아무런 권한도 없는 제2금융권에 대한 자료제출요구 권한을 달라는 얘기였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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