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플레 하반기 진정 … 올 성장률 9%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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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중국 베이징의 작은 움직임이 미국 뉴욕에 충격을 주는 세상이다. 11일에도 그랬다. 이날(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130포인트(1.02%) 하락한 데에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당초 예상치보다 높은 5.3%에 달했다는 베이징 발(發) 소식이 한몫했다. 전형적인 ‘나비효과’다.

 취훙빈(屈宏斌·굴굉빈·사진) HSBC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인플레 나비효과’가 하반기에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중국CPI가 6~7월 결국 6%까지 오를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 들어 완화되기 시작해 결국 올해 전체적으로는 정부 억제선인 4%선 아래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 18년여 동안 중국·홍콩 금융계에서 활동한 그는 HSBC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다. HSBC고객사 방문을 위해 방한한 그를 12일 만났다.

 -향후 물가 흐름은 어떻게 보나.

 “중국 인플레는 6월 말 최고조에 달한 뒤 하반기 들어 진정될 것이다. 문제는 각종 물가 대책이 소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7월까지 두 차례 추가 지준율 인상이 예상된다. 추가 금리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올해 9% 안팎에 달할 것이다. 이는 2010년의 10.3%보다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가 하반기 경착륙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소비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HSBC는 상하이 주가가 올 하반기 20~30%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국 경제의 현안을 꼽는다면.

 “단연 위안(元)화의 국제화다. 3~5년 후 중국 무역의 30%가 위안화로 결제될 것이다. 약 2조 달러 규모다. 이는 위안화가 3~5년 후 세계 ‘톱(top) 3’ 결제 통화로 등장하게 될 것임을 뜻한다. 위안화는 매년 3~5% 절상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위안화 환율 변동보다는 위안화 국제화를 더 주시해야 한다.”

 -위안화는 언제 기축통화로 등장할 것으로 보는가.

 “뚜렷한 시간표는 없다. 다만 5년 이내에 주요 무역 결제 통화로 자리 잡고, 다시 2년 후 완전 태환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된다면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위안화의 비중도 높아질 것이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방침은 확고하다. 한국 역시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로서 어떤 지위를 차지할 것인지, 어떤 기회와 리스크가 있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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