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 푹 빠진 北 주민들, 기계는 "모두 한국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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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노래방 [평양=김춘식 기자]

한국 노래방 기계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노래방 기계를 찾는 주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한국 노래방 기계를 구입하려 한다. 문제는 이들 노래방 기계는 대부분 밀수품이다. 일본에서 선박을 통해 몰래 들여오거나 중국 국경을 넘는다. 한국산과 일본산 두가지가 들어온다는 얘기다.

주민들이 선호하는 노래방 기계는 한국의 '금영'이다. 한국어 자막에다 한국 노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금영 노래방 기계를 북한에 알선하는 중국 브로커까지 설치고 있다. 브로커를 소개해주는 북한 내 외화벌이 장사꾼도 생겼다.

북한 소식통은 "강원도 원산의 한 마을에서는 200여 가구 가운데 6가구에 노래방기계가 있다"며 "모두 한국 노래방 기계"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집에 노래방 기계를 들여놓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가까운 지인이나 친척들이 모이면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고 여흥을 즐긴다고 한다. 이들이 당국의 제지를 받지 않는 것은 노래방 기계를 갖출 정도의 집이라면 상당한 지위를 가진 당 간부이거나 든든한 배경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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