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프간 철군 계획 마련 … 7월 5000명, 연말 50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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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이 올 7월에 5000명, 연말에 다시 5000명의 병력을 철수하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집단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아프간 전쟁을 일으킨 뒤 10년 동안 아프간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현재는 10만 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2009년 아프간 병력을 3만 명 더 늘리면서 2011년 7월부터 병력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됨에 따라 미 행정부의 철군 계획은 힘을 얻고 있 다.

 그러나 아프간 주둔 미군 간부들이 만든 이 계획은 아직 오바마는 물론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군 사령관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WSJ는 “계획의 초안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전에 만들어져 다시 수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알카에다와 밀접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빈 라덴 사망 후에도 지난 주말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공격을 감행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미군 간부들은 백악관이 당분간 아프간에서 미군의 급격한 감축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7월에 철수하는 병력은 전투력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병력 중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간에는 현재 미군 외에도 4만 명의 다국적군 병력이 주둔해 있다. WSJ는 이들 가운데 일부도 올여름부터 철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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