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범인, 25년 흐른 지금의 모습은

중앙일보

입력

10명의 희생자, 동원된 경찰만 연인원 205만 명. 그러고도 미제로 남은 사건. 1986년 9월부터 91년 10월 사이 경기도 화성 지역에서 부녀자들이 연쇄 살해된 일명 '화성연쇄살인'사건이다. 25년이 흐른 지금, 범인이 아직 살아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것이)’ 제작진은 7일 방송을 통해 범인의 현재로 추정되는 얼굴 몽타주를 공개했다. 어떻게 지금의 얼굴을 추정해냈을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남긴 흔적은 245㎜의 족적과 7번째 희생자가 발견될 당시 수상한 남성을 봤다는 제보자 2명의 증언뿐이었다. 버스 운전사인 강모씨와 안내양 엄모씨가 본 이는 키 165∼170cm에 갸름한 얼굴을 한 20대 남자였다. 당시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몽타주가 제작됐다. 그러나 결국 범인을 찾지 못했다.

제작진은 당시 만들어진 몽타주 1장과 관련 수사 기록을 미국 범죄수사 전문가들에게 보냈다. 이 사건을 처음 접한 전문가들은 “첫번째 희생자 이전에 다른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범행 대상부터 기괴한 형태로 유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1차 사건이 발생하기 7개월 전부터 화성연쇄살인과 유사한 수법의 강간 피해자 7명이 있었다는 기록을 입수했다. 강간 피해자들이 진술한 범인의 인상착의는 제보자 강모ㆍ엄씨가 증언한 것과 일치했다.

물론 몽타주는 전적으로 목격자 진술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그려내기는 힘들다. 초상화가 아니라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몽타주 전문가의 도움과 새로 발견한 수사 기록을 토대로 현재의 범인 몽타주를 다시 그렸다. 당시 20대 청년의 몽타주는 눈가에 주름 진 50대 남성으로 변해 있었다.

☞몽타주(montage)=‘조립하는 것’이란 뜻의 프랑스어. 목격자나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얼굴 부위를 하나하나 조립해 전체 생김새를 파악한다는 의미다. 현재 몽타주를 수사에 활용하는 기관은 경찰이 유일하다.

온라인 편집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