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스타일] 한국산도스 윤소라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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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한국산도스 윤소라(38) 대표는 j와의 인터뷰에 지구본을 들고 왔다. 7년째 자기 책상 옆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산도스’는 세계 130개국에 ‘제네릭 의약품’을 공급하는 다국적 제약사다. 제네릭 의약품은 신약의 특허가 풀린 이후, 원래 약과 동일한 성분·함량으로 만들어진 저렴한 약품이다. 다국적 제약그룹인 ‘노바티스’에서 제네릭 의약품을 맡는 회사가 산도스다. 한국에서 제네릭 의약품을 파는 회사 중에서 다국적 기업으론 산도스가 유일하다. 신경정신과 약물과 항암제를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지구본은 그녀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유지하게 해주는 아이콘이다. 독일 뮌헨에 있는 본사 등지로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지구본을 한 번씩 들여다본다.

 그녀는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 이후론 줄곧 서울에서 자랐다. 95년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이후 제약업계에 몸담아오다 2008년 한국산도스 사장이 됐다. 직원이 35명인데, 지난해에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 대표는 무채색의 모노톤 정장을 즐긴다. 인터뷰 당일에는 검은색 원피스(타임)에 하얀 재킷(지고트)을 걸쳤다. 딱히 정해 놓고 사는 브랜드는 없고, 화려하지 않고 편안한 옷을 좋아한다.

 회사를 떠나서는 ‘조그마하게 자영업을 한다’는 남편의 아내이자 중학교 다니는 딸, 초등학교 다니는 사내아이의 엄마다. 남편의 직업을 캐묻자 ‘정형외과 의사’라고 한다. 남편을 호칭하면서 ‘대주(大主)’라는 생소한 표현을 썼다. 남편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우리 대주께서는…”으로 시작했다.

 되도록 오후 7시에 퇴근을 하려 한다. 이를 윤 대표는 ‘제2의 직장인 가정으로 출근한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직장에선 스트레스를 주고받는 것을 즐긴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고 믿는다. 그렇다 보니 많게는 하루 일곱 잔의 커피를 마신다. 커피전문점에서 산 머그컵①을 사무실에 놓고 쓴다. 노바티스 그룹 차원에서도 ‘그린 캠페인’ 차원에서 종이컵을 없앴다. 손님에게는 고객용 머그컵을 내놓는다.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은 다이어리②에 손으로 적는다. 볼펜 대신에 연필을 쓴다. “연필은 언제든 지웠다 다시 쓸 수 있잖아요. 연필이 갖고 있는 변화가능성, 융통성이 볼펜보다 좋아서요.”

 다만 e-메일과 일정 관리는 휴대전화③로 한다. 유럽에 본사가 있는 회사 임직원이 대개 그렇듯 블랙베리를 쓰고 있다.

 그녀는 ‘능력 있는 사장’과 ‘헌신적 아내’ 사이에서 큰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는 듯했다. 빙글빙글 잘 돌아가는 둥그런 지구본처럼.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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