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촬영한 사진. 녹색 부분이 지방이다.
심장도 살이 찌며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 처음으로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임수 교수팀은 심혈관 질환이 없는 402명(평균 54세)을 대상으로 심장CT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임 교수는 6일 “심장 내부와 주변에도 지방이 축적되며 지방이 많을수록 심장병·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복부 비만 외에 심장 주위의 지방 축적도도 검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심장 무게는 600g가량(개인별 주먹보다 약간 큰 정도)이다. 심장과 주변의 지방 축적량이 사람마다 차이(50∼300g)를 보인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지방간은 널리 알려졌지만 ‘지방심장’은 생소해서 임 교수팀이 촬영한 ‘살찐 심장 사진’이 비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오비시티(Obesity)’의 이달 표지를 장식했다.
임 교수는 “심장의 과도한 지방 축적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며 “나이·성별·비만도·흡연 유무·혈중 지방 수치·운동 부족·가족력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종합 분석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심장의 지방 축적이 많을수록 염증 반응 수치가 높고 심장 수축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중에 한 가지 이상 문제가 있으면 심장이나 그 주위에 지방이 축적되기 쉽다. 심장 근육은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근육이다. 따라서 심장 근육의 지방을 운동 등으로 직접 뺄 수는 없다. 임 교수는 “심장 주변(심장과 폐 사이)의 지방(전체 심장 지방의 약 70% 차지)은 다이어트와 신선한 채소·잡곡·콩 등 식이섬유 섭취,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