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스케이프 창업자·경영자 경쟁 벤처사에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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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웹브라우저 업체 넷스케이프의 창업자겸 회장이었던 짐 클라크(60)와 최고경영자였던 짐 박스데일(56)이 헤어진 뒤 1년만에 라이벌 관계로 맞서게 됐다.

이들은 지난해 넷스케이프를 아메리카 온라인(AOL)에 매각하고 벤처 투자가로 변신한 뒤 공교롭게도 나란히 온라인 화상 처리업체에 투자, 불꽃튀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넷스케이프 시절 익스플로러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에 합심해 대처하던 옛 모습은 까마득히 잊은 듯한 모습이다.

박스데일은 19일 벤처기업 '오포토(Ofoto)' 에 벤치마크 캐피털과 함께 1천6백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오포토는 개인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내오면 특수처리로 화상도를 높여 E-메일로 재발송해주는 업체다. 디지털 카메라 사진을 잉크젯 프린터로 뽑아낼 경우 화질이 떨어진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오포토의 최대 경쟁상대는 '셔터플라이 닷 컴(Shutterfly.com)' . 이 업체는 클라크가 몇몇 벤처 캐피털과 공동으로 1천3백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박스데일은 "클라크처럼 나도 지금 막 탄생한 화상처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며 "유망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벤처투자가로서는 당연한 일"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스데일에게는 내심 클라크와 한판 붙어보겠다는 각오가 있었던 것 같다. 업계에서는 박스데일이 클라크가 정작 자신을 빼놓고 다른 사람들과 셔터플라이 닷 컴에 투자한 데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갖고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클라크는 이와 관련해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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