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연쇄살인, 르윈스키 스캔들 밝혀낸 ‘DNA 감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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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DNA 감식법은 1984년 영국 레스터대 알렉 제프리(Alec Jeffreys)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그는 자신의 검사법을 ‘DNA 지문 분석(DNA fingerprinting)’이라고 불렀다.

 범죄 수사에 DNA 감식법이 처음 활용된 것은 86년이다. 감식법이 개발된 영국 레스터시 인근에서 발생한 15세 소녀의 강간·살해 사건 때였다. 처음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리처드 버클랜드라는 17세 소년이었다. 하지만 사체에서 나온 정액 샘플과 DNA가 달라 혐의를 벗었다. 진짜 범인은 1년 뒤 잡혔다. 제빵사인 콜린 피치포크라는 남자였다. 역시 DNA 분석을 통해 정액이 그의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에서 DNA 감식법이 처음 화제가 된 것은 92년 동두천에서 발생한 윤금이씨 살해 사건 때다. 대검찰청 은 미군 케네스 마클의 양말에 묻어 있던 혈흔 DNA를 분석해 이 피가 피해자 윤씨의 것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2004년)·강호순(2009년) 검거 때도 실종자들의 머리카락 등에서 추출한 DNA 분석이 큰 역할을 했다.

 98년 전 세계를 뒤흔든 빌 클린턴(Bill Clinton) 당시 미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의 진실을 밝힌 ‘주역’도 DNA 감식법이었다. 클린턴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르윈스키의 옷에 묻어 있던 정액 DNA가 자신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자 성관계 사실을 실토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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