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6일)이 친이명박계의 두 후보와 중도파 후보 간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4·27 재·보선 패배와 관련해 친이계 의 책임론이 나오는 가운데 치러진다. 경선 결과는 당내 역학관계의 변화 여부와 직결 된다.
3일 친이계의 안경률·진영(각각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같은 친이계인 이병석·박진 의원, 그리고 중립 성향의 황우여·이주영 의원은 국회 에서 일제히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가장 먼저 회견을 한 황·이 의원은 “지난 3년간 당에 비정상적 줄세우기와 소통단절의 장막을 쳐 왔던 일부 주류세력의 2선 후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실패한 계파 대리인이나 정권에 부담을 줄 ‘영포(영일·포항)라인’이 다시 지도부에 선출된다면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국민이 생각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안경률·진영 의원은 “우리가 이명박 정부를 만든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한다”며 ‘주류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계인 안 의원은 “ 한나라당을 혁명적으로 개혁하겠다”며 “ 정치는 집행자가 손에 때를 직접 묻혀가며 할 때 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병석·박진 의원은 “조직력과 협상력을 갖고 집권여당의 원내 주도권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이병석 의원은 “1년 전에는 친이·친박 갈등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준 점을 감안해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양보를 했다”면서 “이제 원내대표를 맡아 18대 때 ‘학살공천’의 망령을 지우고 상향식 공천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이·박 의원은 “친이·친박을 아우르는 ‘이·박 연대’로 불러 달라”고 말했다.
이병석·안경률 의원이 친이계 표를 양분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체 의원 172명 의원 중 60명 안팎인 친박계의 선택에 따라 당락이 갈릴 걸로 보인다. 현재 어느 후보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75표 안팎 예상)를 얻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결선투표에서 친박계 표를 흡수하는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정효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