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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에 묻히는 자원 방치할 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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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장기석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
사무국장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폐기물의 자원화 정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다. 그중에는 가연성 폐기물을 고형연료화해 대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고, 시멘트소성로·제지업체 등에서 보조연료로 사용하거나 소각을 통한 열 생산으로 원유와 전력 대체 기능을 부여하는 노력도 포함돼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가연성 폐기물은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지 않고 당연히 자원으로 재탄생돼야 한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가연성 폐기물이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돼 그대로 묻혀 버리는 실정이다. 법과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폐기물 배출자나 처리자는 재활용이나 소각으로 위탁하는 것보다는 5~6배 저렴한 수도권매립지로의 처리에 욕심을 낸다. 가연성 폐기물의 수도권매립지 불법 반입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혹자는 얘기한다. 향후 매립된 폐기물을 다시 캐서 자원으로 재활용해도 된다고. 모르는 말씀이다. 이미 토사와 침출수로 범벅이 된 가연성 폐기물이나 건설골재는 소각장에서도 머리를 흔들고, 골재는 더욱이 전처리(前處理) 비용 때문에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하물며 재활용 용도로 쓰지 못하는 것은 더욱 자명하다.

  정부와 업계, 그리고 국민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 더 이상 폐자원의 매립으로 국가적인 자원이 낭비되는 일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장기석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