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대 반, 불안감 반으로 2000년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뉴 밀레니엄'이라는 말과 함께 '뉴 패러다임'이라는 말도 흔하게 사용하고 있다.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집행되는 광고는 그 안에서 '뉴 패러다임'을 실현하기 위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변화를 휴대폰 광고에서도 볼 수 있다.
우선 LG 싸이언은 송윤아을 모델로, 비록 소음이 심한 곳에서라도 방해 받지 않고 통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컨셉으로, '나를 방해 할 수 없어'라는 카피를 시청자에게 선보였었다. 그리고 '우~ 싸이언'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 냈는데, 이번 광고는 모델부터가 교체됐다.
즉 사이버 가수라는 조PD를 모델로 하여, 조PD를 닮은 싸이언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PD는 현실 비판적이고, 개성이 강하며, 남의 의식 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10대에서 20대 초반 젊은 층의 대변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싸이언의 타겟은 N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이다. 또한 디지털과 사이버를 강조한 분위기와 함께 '이제, 한손으로 세상을 연다'는 카피로 새로운 천년을 젊은이들이 열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거기에 맞서는 경쟁사는 삼성의 애니콜이다. 애니콜도 싸이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스키장에서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면서 동시에 비지니스를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이제는 일과 여가가 엄격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새로운 세상의 담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카피도 '사무실이 내게로 온다'이다. (컨셉은 '내 손 안에 더 큰 세상') 물론 그 수단이 되는 것이 애니콜이고.
그러나 싸이언과 애니콜의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제품의 타겟인데, 애니콜의 타겟은 중견 직장인이기 때문에 안성기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들 '광고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한다. 이 말은 광고를 통해서 현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말도 되고, 광고가 시류를 바꿀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지금 집행되고 있는 두 휴대폰 광고도 우리가 궁금해 하는 미래에 대한 지침 -휴대폰을 통해서 세상이 달라진다는, 그리고 우리의 생활이 여유롭고 편해진다는- 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이 광고들을 통해서 새롭게 사고의 전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