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등과 함께 다문화 과학영재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 학교’ 과학인재양성과정 학생들이 직접 만든 로켓모형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 카이스트에서 과학수업을 받는다.

대전시 유성구 KAIST의 한 강의실. 다문화가정 청소년 30명이 조별로 ‘창의적인 배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파나마료브 다니엘(16·제일고1)군은 “바닥 면적을 넓게 하면 더 많은 무게를 실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큰 스티로폼 판으로 배의 바닥을 만들었다. 김예주(16·북일여고1)양은 “전체적인 모양을 유선형으로 만들면 저항을 덜 받아서 배가 잘 나아갈 것 같다”며 판자 두 개를 휘어 맞대고 그 사이에 스티로폼 공을 넣었다. 모르는 것은 KAIST 학생들로 구성된 멘토 언니·오빠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 학교’의 과학인재양성과정 수업 모습이다. LG의 다문화 학교는 과학과 이중언어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 70명에게 한국외국어대학교 및 카이스트 교수진이 2년 동안 무료로 수업을 제공한다. 과학인재양성과정의 경우 매월 마지막 토요일 대전 KAIST에서, 이중언어인재양성과정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외대 서울캠퍼스와 대전·부산·광주에 위치한 외대 부속기관에서 진행된다.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두 가지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지요. 오히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더욱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인재라고 볼 수 있어요.”

 LG 관계자는 “이들이 재능과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LG의 목표”라고 말했다.

 과학인재양성과정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 5명은 지난해 7월 ‘국가대표’로 뽑히는 영예도 누렸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청소년 과학엑스포’에 한국 대표로 선발된 것이다. 러시아·인도·북한·일본·캐나다 출신의 다섯명이 그 주인공이었다. 주로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출전해온 엑스포에 일반 학생팀이 나간 건 처음이었다. 학생들은 팀별로 마련된 전시부스에서 2m가 넘는 ‘시에르핀스키의 피라미드’입체 모형을 선보여 방문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 LG는 2009년부터 ‘LG 사랑의 음악학교’도 운영 중이다. 가난한 음악영재들을 발굴해 클래식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음악영재 15명을 선발해 2년 동안 실내악 전문교육을 한다. 양성원 연세대 교수(첼로 전공)가 음악감독을, 이대욱 한양대 교수(피아노 전공)가 고문을 맡고 있으며, 뉴욕 ‘링컨센터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연주가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지난 11월에는 이 음악학교 1기생인 이근화(17·바이올린)양이 프랑스 미르꾸르(Mirecourt)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2위에 입상했다.

손지은 행복동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