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해외 여행사에 북한 금강산은 A : 오지 관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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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달 서울 종로에 본사를 둔 국내여행사의 해외여행 담당자는 e-메일을 통해 스위스의 한 관광업체로부터 특이한 제안을 받았다. 북한 관광과 관련해 공동 사업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모집에 앞서 평양을 방문해 금강산 등 북한관광 인프라 등을 살펴봤다고 했다. 영세 중립국인 스위스의 경우 미국의 대북 제재와 상관없이 자국민 관광이 자유로운 점도 적시했다. 국내여행사 관계자는 “북한 관련 내용이라 우선 반신반의했다”며 “그런데 북한이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취소한 것이 이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관계 당국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북한 관광이 나름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북한이 세계 관광업계에서 대표적인 ‘오지(奧地)’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북한이 남극이나 아프가니스탄보다 가기 힘든 곳으로 꼽히고 있다. 위험성도 있지만 오지 관광은 여행사에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주요 국가와 인기 관광지는 대형 여행사들이 이미 다양한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다. 당연히 마진이 낮다. 그래서 오지 관광 같이 틈새 시장을 ‘블루 오션’으로 만들고자 하는 여행사가 있는 것이다. 특히 여행상품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지역의 상품은 더욱 매력적이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 마진이 남아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오지 관광은 관광객 한 명당 1000달러(약 110만원) 이상을 남길 수 있는 상품”이며 “오지 관광의 경우 일단 신청한 여행객들이 꼭 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무리한 금액을 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여행사를 통한 북한 관광이 성사될지는 의문이다. 지난 10여 년간 금강산을 다녀간 200만 명의 관광객 중 외국인 관광객은 1만여 명에 불과했다. 한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대부분 한국계 외국 시민권자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과 금강산을 찾을 외국인 관광객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게다가 북한 측이 현대아산이 투자한 인프라 없이는 관광객을 제대로 유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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