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를 "가난하다"며 칼부림

중앙일보

입력

중국 상하이에서 20대 아들이 공항에 마중 나온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나 찌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아들은 부모가 부쳐주는 유학비가 적어 이런 패륜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상하이의 신원천바오는 이달 1일 오후 9시쯤 일본에서 귀국한 20대 남성이 푸둥공항 게이트에서 중년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흉기로 여성의 복부 등을 9차례나 찔렀다고 12일 보도했다.

20대 남성은 쓰러진 중년여성을 팽개치고 도망치다 공항 경비대에 검거됐다. 중년 여성은 현장에 있던 외국인의 도움으로 공항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여성은 응급처치와 수술을 받고 목숨은 건졌다.

중국 공안(경찰)의 조사결과 두 사람은 모자지간이었다. 남성은 동일본 대지진을 피해 5년 만에 귀국한 유학생 왕모(23)씨였다. 공항에 마중나온 사람은 구모씨로 왕씨의 어머니였다. 왕씨는 구씨를 보자마자 "생활비를 너무 적게 부쳐줬다"며 불평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구씨는 "돈이 없어 유학비용을 대줄 수 없다. 남은 건 목숨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왕씨는 가지고 있는 흉기를 꺼내 모친을 수차례 찔렀다.
구씨는 경찰에서 "아들이 5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한번도 자기 스스로 생활비를 벌지 않고, 가족이 보내준 돈만으로 생활했다"고 말했다. 구씨가 아들에게 보낸 돈은 숙식비와 생활비·학비를 합해 연간 30만위안(5000만원)이었다. 구씨는 이 돈을 벌기 위해 상하이에서 옷장사를 하고 부친은 미국에서 돈을 벌어 부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왕씨는 5년 내내 매일같이 돈타령을 했다고 한다.

구씨는 그러나 경찰에 아들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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