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크릿 가든’ 미국서도 50만 명이 시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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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인기는 국내에서만 대단했던 게 아니다. 수십만 명의 외국인도 이 드라마에 열광했다. 한국 드라마 사이트 ‘드라마 피버’를 통해 이 드라마를 본 사람이 20만 명, 미국 유명 비디오 사이트 ‘훌루(Hulu)’를 통해 본 사람이 30만 명을 넘는다. 국내 본방송이 끝난 이틀 후 영어자막으로 미국에 서비스됐다.

 12일 방한한 박석(38·사진) 드라마 피버 대표는 “주인공들의 외모가 뛰어나고 가족중심적 스토리가 있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미주 온라인 시장의 동향과 한국 콘텐트의 잠재력’을 주제로 세미나를 했다. 세미나에는 훌루의 로버스 실하우스 라이선싱 담당과 삼성전자 김태근 모바일 그룹장 및 방송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드라마피버는 다음 달부터 북미 지역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된다. 오는 8월엔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용 앱도 출시한다.

그는 한국이 전 세계 드라마의 메인스트림(주류)이 되는 날을 꿈꾼다. 박 대표는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중학교부터는 미국에서 다녔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마친 후 5년간 미국 미디어 회사의 라이선스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국적은 한국. 1993년엔 서울 연세대 부설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2008년 콘텐트 라이선싱 업무 때문에 아시아 출장이 잦았는데 당시 한국 드라마가 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교포들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현재 방문자의 80% 이상은 백인이나 히스패닉(중남미계) 등 외국인이다. 지난해 드라마피버의 매출은 약 200만 달러. 300여 개 드라마를 서비스한다. 유료회원 2만여 명은 월 3.99달러를 내고 끊김없이 드라마를 보고, 무료회원들은 10~15분마다 광고를 시청하면서 드라마를 본다. AT&T·닛산·도요타 등 유수의 기업들이 광고를 싣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훌루에도 드라마를 공급한다.

 그는 “두 달 안에 방문자 수가 100만 명을 넘을 전망”이라며 “아시아 지역이 중심이던 한류를 미국·유럽·호주 등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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