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타라 “그바그보에 보복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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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아타라

현직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으로 내전에 휩싸였던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사태가 종결됐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6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에서 지난해 11월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알라산 우아타라(사진) 측이 이번 내전에서 승리했다”며 “우아타라를 지지하는 세력이 대통령직을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는 로랑 그바그보의 관저를 포위했다”고 보도했다. 또 “우아타라 측은 현재 관저 지하벙커에 대피해 있는 그바그보, 그의 측근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그바그보 진영의 군·경찰·경호부대의 핵심 인사들이 대통령의 퇴진 조건과 자신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아타라 측은 대통령 관저가 있는 아비장을 장악한 뒤 전투 중지를 선언했다. 우아타라 측 대변인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마녀사냥은 없을 것”이라며 “그바그보 측 무장 병력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고 촉구했다. 우아타라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그바그보를 해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이에 그바그보 지지세력들은 현재 속속 투항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사태 해결을 위해 파견된 최영진 유엔 특별대표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그바그보가 대선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현재 그의 망명 등 향후 거취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앞서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도 “코트디부아르 상황은 끝났다. 내전은 끝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바그보는 이날 프랑스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전을 요청하긴 했지만 퇴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진 않다”며 “내가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지 외교가에선 “그바그보가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며 그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코트디부아르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 뒤에도 적지 않은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그바그보가 전체 투표의 40% 이상을 득표한 만큼 그를 추종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AP는 “내전 종식 후에도 우아타라의 통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내전으로 분열된 국가를 통합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1500명이 넘는 것을 알려졌다. 서부지역 두에쿠에 지역에서만 300~1000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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