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통일기원제 총연출 이동일 소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오는 31일 오후 6시부터 4시간30여분 동안 임진각 특설무대에서 열려 새천년을 맞은 세계 각국으로 동시방영될 '새천년 통일기원제-DMZ2000'.

새천년준비위원회와 단국대 21세기 예술 경영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이 매머드급 행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백남준이 예술감독을 맡은 데다 그가 특별제작한 45분 분량의 비디오 퍼포먼스도 발표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연출을 맡은 21세기 예술경영연구소 이동일(38.연극영화과 교수)소장을 만나 행사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후 백남준의 퍼포먼스가 전세계에 방영되는데, 이번 행사의 핵심이랄 수 있는 백남준과 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요.
"4년 전 백선생과 전지구적인 프로젝트를 논의했던 것이 이번 행사의 모태가 됐습니다.

현대인의 의사 소통 수단으로 한국적 샤머니즘과 정보고속도로로 상징되는 세계의 첨단 흐름을 접목시킨 공연으로 꾸며보자고 했지요.

비무장지대라는 극히 폐쇄적인 장소에서 멀티미디어 등 하이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예술이라는 공용어로 세계가 교류하자는 이번 행사의 취지도 여기서 나온 것 입니다."

-31일 펼쳐지는 무대를 미리 설명한다면.
"전쟁과 독재로 죽은 원혼을 달래는 씻김굿과 멀티미디어 극단 핑총의 공연으로 무대를 엽니다. '지난 천년의 문명과 한'이라는 제목의 공연이 뒤를 잇습니다. 공개오디션을 거친 1백 명의 출연진이 투입됐어요.

인간 소외.폭력.전쟁.기아.대결.핵폭발 등 지난 세기를 수놓은 숱한 사건들이 춤과 음악으로 형상화됩니다. 이 모든 과거사를 상징하는 골을 풀고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이 무너지면서 하일라이트인 백선생의 '호랑이는 살아있다'가 시작됩나다."

-행사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전 세계의 비무장지대화'라고나 할까요. 이 공연을 계기로 정보 교류가 차단된 비무장지대의 상징성을 세계가 실감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글로벌 컬처'라는 단어를 여러번 떠올렸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게적 예술가 백남준과 강익중이 랑데부한다고 해 화제인데요.
"강선생이 파주 통일동산에서 하고 있는 '십만의 꿈'프로젝트의 취지나 방향성이 우리와 흡사해 반가운 마음에서 제가 요청을 했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에 '십만이 꿈'에 접수된 어린이들의 그림과 메시지가 하늘에서 뿌려지고 강선생과 어린이들의 인터뷰가 무대에 방영됩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관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진행 상황을 어떻습니까.
"오늘까지 무대를 완성하고 30일 최종 리허설을 가집니다. 크고 작음을 떠나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이같은 예술 공연이 열리는 것은 우리 문화 인프라를 살찌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봐요. 예술의 사회성을 환기해 주는 이런 행사가 앞으로 자주 마련됐으면 합니다,"

'DMZ 2000'이 열리는 임진각 행사장은 관람객 6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수연)는 공식 초청객 외에 이 공연 관람을 원하는 일반인도 입장을 시킬 계획이다. 02-3486-9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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