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슈퍼리그에 최장신 리베로 등장

중앙일보

입력

내년 1월 2일 개막예정인 2000년 한국배구슈퍼리그에 세계 최장신 리베로가 등장한다.

슈퍼리그 전격 합류를 결정한 현대자동차는 23일 "이호의 상무 입대로 공백이 생긴 리베로에 국가대표 센터출신의 윤종일(204㎝)
을 투입키로 결정하고 선수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국제 무대에서 활약중인 리베로가 대부분 몸놀림이 빠르고 순발력이 좋은 170-190㎝의 단신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종일은 세계 최장신 수비수인 셈.

참고로 국내 최단신 수비수인 홍익대 여오현은 키가 177㎝에 불과하고 세계최고의 리베로 이호는 180㎝이다.

현대자동차는 윤종일이 진주 봉원초등학교때 일찌감치 배구를 시작, 서브리시브가 안정돼 있고 위치선정이 뛰어나 전문 수비수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발탁배경으로 들었다.

윤종일은 91년 동기인 하종화와 함께 한양대의 슈퍼리그 우승을 이끈뒤 93년 현대자동차에 입단했으며 90년부터 6년동안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했었다.

현대자동차는 당초 강성형을 리베로로 검토했지만 주포인 이인구와 후인정이 모두 부상에 허덕이고 있어 강성형을 공격수로 보내고 윤종일을 리베로로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구인들은 윤종일의 보직변경 소식에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세의 노장 윤종일이 팀내 마땅한 선수가 없어 수비수로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엷은 선수층과 실업배구사태에 따른 한국배구의 퇴조기미를 보여준 단면이라는 분석이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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