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작업자에 일당 540만원 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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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복구에 투입된 근무자들과 교대해 줄 인력이 나서지 않으면서 일당 40만 엔(약 544만원)을 주겠다는 제안도 나왔다고 29일 요미우리(讀賣) 신문 등이 보도했다.

 원전 보안검사관사무소 요코다 가즈마(橫田一磨·39) 소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1원전에서는 현재 도쿄전력과 협력사 직원 등 450여 명이 작업 중이다. 2호기가 폭발한 지난 15일 800여 직원 중 냉각수 투입을 위해 50명만 남고 전원 대피했다가 다시 모인 인원이다. 정상적으로 교대근무를 하려면 350명 정도가 더 필요하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한 직원은 “일당으로 40만 엔을 줄 테니 현장에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작업자들에게 하루 1.5L의 물을 제공한다. 씻는 건 꿈도 못 꾸고 옷도 거의 못 갈아입는다. 한 근무자는 “건빵으로 허기를 때우고 있는데 이젠 건빵을 씹을 힘도 없다. 차를 마시고 싶다”고 본사에 호소했다. 식사는 하루 두 차례뿐이다. 원전 일대의 방사선 때문에 물자 배급이 원활치 않은 탓이다. 아침에는 비스킷 2봉지와 채소주스, 저녁엔 인스턴트 덮밥이나 닭고기 통조림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 잠은 원전 1호기에서 약 300m 떨어진 1200㎡ ‘긴급 대책실’에서 새우잠을 잔다. 침구는 1인당 모포 한 장뿐이다. 작업자들은 매일 오전 7시에 모여 각 원자로 상황을 점검하고 작업 순서를 확인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복구작업을 한 후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오후 10시가 넘으면 잠자리에 든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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