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숨 고르던 김주성 28점 몰아넣기 … 동부, 네 시즌 연속 4강 PO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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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김주성(32·2m5㎝·사진)이 폭발한 원주 동부가 창원 LG에 3연승을 거두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동부는 29일 창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40분간 교체 없이 뛰며 28점·12리바운드·4도움을 기록한 김주성을 앞세워 LG를 76-68로 이겼다. 네 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동부는 다음달 4일부터 정규리그 1위 부산 KT와 5전3선승제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반면 LG는 네 시즌 연속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3차전을 앞둔 강동희 동부 감독은 비장했다. 그는 경기 전 “우리 팀은 주전 의존도가 높다. 잔인하게 느껴지더라도 오늘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반이 중요하다. 이제는 김주성이 터져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 2차전 득점이 저조했던 김주성이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었다. 프로농구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김주성은 1, 2차전에서 각각 6득점, 8득점에 그쳤다. 시즌 평균 득점(14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바닥난 체력 때문에 컨디션이 워낙 좋지 않았다. 김주성은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느라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지금까지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이날 에이스는 이 같은 악조건을 모두 극복했다. 경기 초반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유연하게 상대 수비를 제치고 정확하게 야투를 꽂아 넣었다. 박지현(13점·6도움)의 송곳 같은 패스를 받아 적에게 비수를 꽂았다. 1쿼터 그의 손을 떠난 슛은 100% 림을 갈랐다. 7개를 던져 모두 넣었고 추가 자유투까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1쿼터에만 15득점을 올리며 지난 1, 2차전에 넣은 총 득점(14점)을 넘었다.

 스타는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났다. 기승호(20점)를 앞세워 끈질기게 추격한 홈팀 LG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때 16점 차까지 벌렸던 동부는 기승호에게 연거푸 3점포를 얻어맞으며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54-54 동점을 허용했다. 해결사는 김주성이었다. 문태영(11점)의 파울을 얻어내는 동시에 슛을 성공시켰다. 힘을 잃은 LG는 다시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김주성은 “플레이오프 들어 경기를 거듭할수록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풀타임을 뛰며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오늘 꼭 마무리지어야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쉬면서 KT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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