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물기 런던서 추락-탑승자 4명 전원사망

중앙일보

입력

대한항공(KAL)
의 보잉 747 화물수송기가 22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런던 북쪽의 스탠스테드 공항 이륙 직후 추락해 승무원 4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차 현장 조사 결과 사고기 탑승 승무원 4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현장을 그대로 보존 한 채 봉쇄, 23일 날이 밝는 대로 사고 원인및 피해 조사 등 사후 수습을 계속할 예정이다.

주영 한국 대사관의 진기문 영사는 64t의 화물을 실은 사고기가 오후 6시40분(한국 시간 23일 오전 3시40분)
께 이륙한 후 고도 1천400피트 상공에서 갑자기 기체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활주로 끝에서 0.5-1마일 떨어진 인근 숲지대에 추락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인 오후 6시45분 현장에 출동한 18대의 소방차가 곧 화재를 진압했으나 기체는 산산 조각이 나고 승무원들의 사체도 1구만 형체를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뿐 나머지 시신들은 훼손이 심한 채 널부러져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기 추락 당시 큰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공중 폭발이었는지 아니면 지상 추락시의 충격 폭발이었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영국 방송들은 사고기가 추락하면서 파편이 비오듯 쏟아졌으며 인근 주택가에도 떨어져 당국이 피해를 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거대한 불길을 봤다는 목격자 앤드루 스미스씨는 "집 전체가 흔들렸고 하늘이 온통 훤해졌다"면서 100대가 넘는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현장에 출동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닐 포스터씨는 "자동차를 운전해 공항터미널로 가던 중 섬광에 이어 큰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주변 도로에 불붙은 잔해들이 많이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 중 음성 기록장치는 현장에서 이미 회수됐으며 비행 자료 기록장치의 회수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추락 지점이 주택가에서 떨어진 숲지대이기 때문에 승무원들 외에 별다른 인명 피해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수십대의 경찰 차량을 동원해 현장과 연결된 모든 도로의 통행을 차단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 공항이나 경찰측은 인체 언급하지 않고 있으나 일부 영국 언론들은 벌써부터 탑재 물질의 인화,폭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탑재 화물들의 내역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활주로 인근에 사고기 잔해들이 흩어 짐에 따라 사고 현장 보전과 안전대책을 위해 스탠스테드 공항을 일시 폐쇄했으나 빠르면 23일 오전 10시이후 공항운항이 재개될 전망이다.

사고기는 서울을 떠나 타슈켄트를 거쳐 런던에 도착 한 후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들렸다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스테드 공항은 런던 북동쪽 캠브리지 근교에 있으며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해 성탄절 연휴를 즐기기 위해 떠나려던 많은 승객들이 혼잡과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들 방송은 항공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사고기에는 엔진이 여러개 있어 하나가 고장나도 다른 엔진을 작동할 수 있는 데 추락한 것은 이상하다며 기체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외에 테러 가능성도 조사되고 있다고 전했다.[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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