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고 잠도 모자라 … 머리 빠지는 20~30대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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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김도연(37·여)씨는 4년 전 앞머리숱이 확 줄기 시작했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회사 일과 집안일을 병행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사람을 만나면 먼저 머리만 쳐다보는 것 같아 모자를 자주 쓰고 파마도 했다. 갑자기 폭삭 늙은 것 같아 우울한 기분도 자주 느꼈다. 얼마 전 김씨는 탈모 전문 클리닉에서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시술을 받고 나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중년 남성의 상징으로 여겨온 탈모 질환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9년 진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탈모 환자 18만1707명 가운데 20~30대가 48.4%(8만8004명)에 달했다.

 20대 환자는 4만1914명으로 2005년에 비해 7.4%(2878명), 30대는 4만6090명으로 15.3%(6100명) 늘었다. 이 기간 전체 환자는 24.8%(3만6159명) 증가했다. 여성 환자도 의외로 많다. 2009년 전체 환자 중 여성이 8만8026명으로 남성(9만3681명) 못지않다. 40대 이상은 여성이 많다. 20대 미만 청소년도 2만5067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 탈모 증가 이유로 스트레스·수면 부족 등을 꼽는다. 모발이식 피부과 전문의 오준규 원장은 “10년 전에 비해 탈모 시작 연령이 5년 이상 당겨진 것 같다”며 “20대는 학업과 취업, 30대 여성은 직장·집안일·육아, 10대는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탈모증에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식습관 변화도 한몫했다.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심우영(피부과) 교수는 “콩류 음식 섭취량이 줄어든 점이 모발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탈모는 네 가지 유형이 있는데 원형탈모증이 가장 많다. 전체의 76%가량이다. 원형탈모 남녀 비율은 비슷하다. 다음으로 안드로젠성 탈모(남성형 탈모)로 남자가 여자의 4배에 달한다. 일반적인 대머리를 말하며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남성형 탈모 발생 시기도 빨라진다. 경기도 일산병원 조남준(피부과) 교수는 “안드로젠성 탈모는 40~50대에 시작하는 경우가 흔한데 요즘에는 20~30대, 심지어 사춘기 직후에도 시작한다”며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탈모 초기 증상만 있어도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오준규 원장은 “탈모 환자들은 우울감·수치심·분노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스테로이드요법·광선치료·면역치료·냉동치료 등이 있다.

박유미 기자

탈모 예방 7계명

① 스트레스를 줄인다

② 과음·흡연을 피한다

③ 너무 자주 머리를 감지 않는다

④ 치료용 샴푸는 5~10분 후 헹군다

⑤ 과도한 염색을 피한다

⑥ 콩 음식을 많이 먹는다

⑦ 충분한 숙면을 취한다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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