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암병원 “입원기간 확 줄여 환자적체 해소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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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암병원 노동영 병원장은 “통합진료와 첨단 IT를 기반으로 암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암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이 25일 암병원을 개원했다. ‘빅5’로 불리는 국내 대형병원 중 가장 늦었다. 병상도 165개로 적다. 그래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규모가 작은데 많은 암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겠어요?” 서울대암병원 노동영 병원장은 “스마트폰과 LED TV는 기능이 많고 화질이 좋은데 작고 얇다. 탑재된 소프트웨어와 운영시스템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외형만 키우기보다 한 단계 진화한 진료시스템을 도입해 암환자의 치료결과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노 병원장은 “서울대암병원은 기존의 암진료 패러다임을 탈피해 신개념 통합진료시스템을 도입했다.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는 물론 재발한 환자까지 끝까지 책임져 암 정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노 병원장에게 서울대암병원의 차별성 에 대해 들었다.

서울대암병원의 진료시스템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축됐다. 환자중심의 ‘원스톱, 토털 케어(One stop, Total care)’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 병원장은 “그동안 환자는 병원 일정에 맞춰 며칠을 기다렸다 수차례 방문해 검사와 진료를 받았다”며 “통합진료시스템을 도입해 당일 검사와 판독이 가능하다. 24시간 내에 치료계획을 세운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세워진 치료계획을 바탕으로 26개 전문센터가 협진, 진단·치료·재활·교육·예방 등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서울대암병원의 진료는 선진국형인 ‘외래중심·단기입원’을 표방한다. 모든 암환자가 장기입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암병원의 병실 수가 적은 이유다. 항암제 투여 환자는 당일 치료 후 귀가한다. 큰 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는 3일 정도만 입원한다. 예를 들어 간암 환자를 개복수술하지 않고 레이저와 알코올로 치료할 때다.

 노 병원장은 “환자는 신속하게 최상의 진료를 받고 의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 환자 적체 현상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장기치료 환자는 암병원과 서울대병원 본관에 입원한다.

 외래중심·단기입원 진료를 위해 서울대암병원이 의료의 질을 검증한 전국 130여 개 병·의원과 협력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수술은 서울대암병원에서 받고 꿰맨 실밥은 집 근처 의료기관에서 푸는 식이다.

암환자의 치료성적은 정확한 진단에서 첫 단추가 끼워진다. 서울대암병원은 아시아는 물론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는 첨단 진단장비를 갖췄다.

 곧 아시아 최초로 암의 정확한 병기를 읽고 치료효과를 손금보듯이 알 수 있는 PET-MR을 도입한다. 하이브리드 영상기기인 PET-MR은 촬영 시간을 단축하고 조직의 해부학과 기능을 선명하게 보여줘 암을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방사선치료의 시간단축과 정확성을 높이는 첨단 방사선치료기(트루빔)도 아시아 처음으로 두 대 들여온다.

 국내 병원 처음으로 통합영상센터·암병원 전용 내시경센터·피부암/항암제특이반응센터(암치료 시 피부문제 등 통합관리)를 운영한다. 특히 통합영상센터는 X선부터 CT·MRI, 고주파 열치료, 초음파 치료를 통합해 진행한다. 이후 영상의학과와 핵의학과 전문의가 함께 판독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서울대암병원은 똑똑하다. 첨단 IT를 활용한 스마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가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암병원 곳곳에는 ‘스마트 도우미’ 시스템이 설치됐다.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한 정보전달 기기다.

 노 병원장은 “환자가 진료카드를 스마트 도우미에 대면 검사·진료 일정과 장소, 이동 경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맞춤형 암 정보도 제공한다. 3층에 위치한 암정보교육센터에선 온·오프라인으로 암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 비치된 암정보 안내서에는 QR코드(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동영상 등 이미지 구현)가 적용됐다.

 서울대암병원은 의료와 문화를 융합한 사람 중심의 암병원을 추구한다. 완화의료센터에선 정신건강·암재활·암성통증·보완의학을 통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인다.

 서울대암병원은 암을 정복하기 위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한다.

 노 병원장은 “암 정복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항암제와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연구가 활발한 종양내과 센터는 120여 개의 암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대 의대와 생명과학부는 물론 바이오맥스(BIO-MAX)·포스텍(POSTECH) 등 산학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해외 유수의 암전문 의료기관과 협력관계를 맺어 공동연구도 진행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설립한 데이터베이스(www.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세계 임상연구 의료기관 중 임상시험 시행건수가 8위에 올랐다.(2009년 기준) 암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어 세계적인 임상시험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운하 기자

◆서울대암병원=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 부지에 위치. 지상 6층, 지하 4층, 연면적 2만7677㎡ 규모. 단기병동 48병상, 낮병동 43병상 등 총 165병상 가동. 위암센터·간암센터 등 15개의 암종별센터, 9개의 통합암센터, 암정보교육센터, 종양임상시험센터 등 총 26개 센터 운영.

서울대암병원에만 있는 것들

● 아시아 최초 PET-MR 도입 예정 하이브리드 영상진단기로, 암 병소 정확하게 진단

● 아시아 최초 트루빔(방사선 치료기) 도입 예정 폐·간처럼 호흡에 따라 움직이는 장기 정확하게 치료

● 국내 첫 통합영상센터 운영 X선·CT·혈관조영·MRI·초음파·고주파열치료 등 통합 시행 및 판독

● 국내 첫 암병원 전용 내시경센터 운영 폐암·조기 위암·대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내시경 진단·치료 제공

● 국내 첫 피부암/항암제특이반응센터 운영 암 치료 중 발생하는 피부문제 등 치료

● 외래진료·단기입원 표방 장기입원 필요 없는 환자에게 신속하게 맞춤 서비스 제공

● 암정보교육센터 운영 암 관련 정보와 교육프로그램 온·오프라인으로 제공 ※서울대암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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