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확실한 합격’전략 세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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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시모집 인원은 지난 해에 비해 4859명이 증가한 23만7640명으로 집계됐다. 정시모집을 포함한 전체 모집인원의 62.1%에 해당된다. 지난해까진 대학별로 많게는 30%까지 중복합격에 따른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이 발생했었다.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이 가능해지면서 수시모집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묻지마 지원’이 아닌 ‘확실한 합격’전략이 필요하다.

입학사정관, 대학별 특징 이해하고 목표 정해야

입학사정관 전형은 교과성적뿐 아니라 비교과활동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준비하기 어렵다. 특히 올해엔 다른수시모집 전형 보다 한 달여 앞당겨 8월초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서류심사를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투스청솔 이종서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크게 보면 4가지 유형 정도로 입학사정관에 적합한 학생을 나눠볼 수 있다”며 “자신이 조건에 합당한지부터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①먼저 학생부 교과 성적과 체험·봉사·교외활동 등 비교과 활동이 균형 있게 갖춰진 유형이다. 학생부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치러지는 일반적인 입학사정관 전형에 적합하다.지원학교·학과에 맞는 지원동기와 학업계획을 내실 있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상반기 동안 전공탐색이라던가 관련분야의 활동경력을 쌓아 비교과활동을 알차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②교과성적이 특별히 뛰어난 학생들은 1단계 학생부 반영비율이 높은 입학사정관 전형이 알맞다. 연세대 진리·자유전형이 대표적이다.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강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주면 유리하다. ③특정분야에서 꾸준한 활동경력을 갖춘 수험생은 자기추천전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학생부의 반영비율이 낮고 서류·면접의 평가비중이 높은 전형들이다. ④위기 극복, 성적 상승 등 특별한 경험을 내세울 수 있는 경우도 입학사정관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단, 학생부 등을 통해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이어야 하고 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 등에서 구체적인 사례로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올해 각 대학에서 실시하는 전공체험모의면접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 아주대 최인지 선임 입학사정관은 “지원학교학과에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열정과 적극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으로 건국대·동국대·단국대·경북대 등이 진로탐색·전공체험 과정을, 아주대성신여대한국외대 등이 모의면접을 실시한다.

표준점수·백분위 부족해도 등급 합 맞출 수 있다면 논술전형 노려볼 만

입시전문가들은 “수능학생부 성적이 부족할 때 논술로 뒤집겠다”는 “논술 올인(all in)전략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라고 입을 모았다. 논술에 과도하게 치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시모집까지 안정적인 학습태도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논술전형에 맞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봐야 한다.

이 소장은 “수능 영역별로 표준점수·백분위는 부족해도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되는 등급 합을 맞출 수 있다면 논술전형이 틈새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시모집에서는 지원점수가 안되지만, 1~2개 영역 성적이 뛰어나 등급 합이 수시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는 경우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3학년 초반 수능 2~3등급 성적을 유지했다면 앞으로 성적 향상 가능성을 생각해 상위권 논술전형을 노려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대가 논술고사를 폐지했고 경희대·동국대·숙명여대 등 논술100% 전형을 유지하던 대학들도 논술비중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논술전형 모집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이 치열한 만큼 논술작성 능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인문계열은 비문학 독해 실력이 뛰어나야하고, 자연계열은 수리과학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면서 도표통계그래프 해석 능력이 좋아야 한다. 논술전형에 지원하려면 4~5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수능·내신 관리를 병행하면서 논술공부에 대한 시간투자를 지혜롭게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대학의 최근 출제경향을 파악하고 기출문제 분석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 중심 전형, 공개된 합격선 활용해라

올해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이 가능해지면서 가장 혼란스러운 합격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전형이다. 학생부 중심 전형은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높아 수시모집 준비에 대한 부담이 가장 적다. 경쟁률이 쉽게 수십대 일을 기록하는 양상도 수험생들이 최대한 많은 대학에 지원하는 경향 때문이다. 그만큼 중복합격이 많고 미등록율도 높은 전형이다. 김 실장은 “상위권 대학은 최소 1.5등급 이내가 합격선이었지만, 올해는 특정학과에서 2등급까지 합격선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학년 2학기까지 내신평균 2등급을 유지해왔다면 3학년 1학기 0.3~0.5등급을 더 향상시킨다고 생각하고 고려해 볼만한 지원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신 합격선의 하락이 생각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원자들이 이런 경향을 예측해 경쟁률이 더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소장은 “학생부 중심전형은 대개 내신합격선이 공개돼 있다”며 “우선은 이 합격선에 맞춰 지원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이어 “상위권 대학 합격선에 약간 부족한 1.7~1.8 등급 학생들이 문제”라며 “이런 경우 단계별 전형을 활용해 보라”고 권했다. 1단계 교과성적 100% 전형을 피하고 단계별로 면접점수를 반영하는 학생부 중심전형을 노려보라는 것이다. 부족한 내신성적을 면접으로 만회하는 지원전략이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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