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집권 일등공신, 중동선 독재 종식 ‘신무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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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호 16면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오바마가 트위터에 친구를 맺은 네티즌은 13만 명을 넘었지만 경쟁 상대인 존 매케인(John McCain)은 5000명 수준이었다. 미국의 블로그 미디어 업체인 RWW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를 언급한 블로그 포스팅은 5억 개, 매케인은 1억5000만 개에 그쳤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바마는 인터넷에서 500만 명에 가까운 풀뿌리 지지자들을 선거 동력으로 동원했다.

정권을 만들고 무너뜨린 SNS

매케인과 힐러리 클린턴이 월가에 손을 벌리고 있을 때 그는 선거자금의 대부분을 풀뿌리 온라인 모금으로 대신했다. 그럼에도 그는 매케인보다 2배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그는 근래 미국 선거에서 연방정부 보조금을 거부한 유일한 후보였다.

반세기 전 동년배의 존 F 케네디는 TV 토론으로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오바마에게 SNS는 케네디의 TV와 같은 존재였다.오바마는 대통령 당선을 확인한 직후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꺼내 트위터에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일어난 모든 것들은 여러분이 주신 시간과 재능 그리고 열정 덕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오바마는 현재 700만 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다. 그가 한 번 트윗을 하면 700만 명이 그의 글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트위터 정치에 열을 올리는 정치인이 오바마만은 아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트위트 팔로어가 10만 명을 넘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80만 명의 팔로어를 자랑한다.중동에서 SNS는 혁명의 무기가 됐다. 튀니지·이집트·알제리·예멘 등 아랍권의 시민 봉기는 트위터나 페이스북(Facebook) 등 SNS를 통해 전달되고, 그런 소식이 시위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인터넷 공간에서 반(反)정부 투쟁을 전개한 활동가들이 인터넷을 반정부 시위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중동에서 번진 민주화 물결은 ‘인터넷 시민혁명’이다.

뉴욕 타임스는 “21세기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매개로 모인 청년들이 20세기형 독재정권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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