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유언비어에 소금패닉 걸린 중국…사재다 이젠 반품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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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에 따른 네티즌의 유언비어가 중국 전역을 '소금패닉'으로 몰아넣었다. 처음엔 '소금이 방사능오염에 효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마트를 싹쓸이하듯이 소금사재기를 하다 이제는 반품하려 소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간된 양청완보(洋城晩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성 사고가 나자 중국 인터넷에선 '방사성 물질이 중국까지 흘러올 것이다. 일본 원전 사고로 산둥성(山東省) 인근 바다가 오염돼 소금을 미리 사둬야 한다'는 괴소문이 돌았다. '방사능 위험에 요오드가 좋은데 요오드 결핍을 치료하려면 소금을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광저우시에서는 16일 오후부터 18일 이틀에 걸쳐 무려 1개월치 판매량의 소금이 동났다. 수십 상자씩 사가는 사람도 있었다. 중국 내에서 소금이 '씨'를 감추면서 미얀마에서 소금 값이 폭등하는 등 주변국까지 피해를 입었다.

때아닌 ‘소금 대란’에 중국 정부는 "소금으로 방사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유언비어"라며 진화에 나섰다. 식염에는 극히 미량의 요오드가 첨부돼 있기 때문에 피폭 대책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집중 홍보한 것이다.

유언비어 유포자 검거에도 나섰다. '방사능 소금 치료설'이 퍼진 지 일주일만인 21일 저장성(浙江省) 항저우시(杭州市) 공안은 괴소문의 유포자를 검거했다. 친구와 얘기하다 들은 것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이게 중국을 뒤흔들었다는 것이다. 중국 공안은 이 유포자를 10일 구금에 처하고 5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렇게 되자 이번엔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소금을 반품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샀다"며 후회하는 이들이 상점에 반품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점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꺼번에 대량의 소금이 반품되면 경영상 타격을 입기 때문에 ‘반품 사절’이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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