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한국 등에 공급"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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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파크의 태진 USA 이경택 사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원전을 포함한 발전소들에 납품되는 자사의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지혜도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선 무력하다는 걸 느꼈다."

LA남부 부에나파크의 발전소 상태진단 감시업체 태진 USA 이경택 사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안타까워 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와 한국에 각각 지사를 둔 태진 USA는 한국과 일본 중국에 산재한 94개 발전소의 터빈 상태를 점검하는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시스템을 통해 안전 점검 및 정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발전소 외에 제철 제지 석유화학 자동차 공장 등 동력이 발생하는 생산시설들도 태진 USA의 고객사다.

거래하는 발전소 가운데엔 원자력 발전소도 18개나 된다.

이 사장은 "한국의 고리 월성 원전 등에 우리 장비가 들어가 있다. 일본과 중국의 거래처 중 원전은 없고 화력발전소와 수력과 화력을 함께 이용하는 복합 화력발전소들"이라고 밝혔다.

태진 USA 탬파 지사에서 제작된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과 현지화된 소프트웨어는 밴트리 라퀠사가 제조한 진동 감지 센서와 함께 발전소 터빈에 장착된다.

각 발전소 통제실은 모니터를 통해 각 센서의 진동을 실시간 감시하다 진동수에 이상이 생기면 상황에 따라 발전설비 가동을 중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상 진동은 분당 3만6000회로 고속 회전하는 터빈의 마모 기름의 유출에 의해서도 발생하며 지진이 일어나도 생긴다.

이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도 처음 지진을 감지하고 가동이 중지됐다.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쓰나미로 냉각수 순환펌프가 고장나 사태가 심각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차 원전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이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관련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국 정부는 물론 캘폴리 공대를 포함한 학계에서도 일본 정부에 관련 데이터를 이미 요청한 것으로 안다. 또 다른 사고를 막으려면 많은 정보를 토대로 한 케이스 스터디가 필요한데 원전 주위에 접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데이터 수집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세계의 시각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며 "지진에 대한 대비가 가장 철저하다는 일본에서 사고가 터졌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기존 원전을 재점검하고 관련 규정을 크게 강화할 것이다. 이미 17기의 원자로 가동을 멈춘 프랑스처럼 원전 가동을 줄이는 나라도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형 원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전문가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사견임을 전제로 "원자로의 열을 터빈에 직접 전달하는 일본과 달리 원자로와 터빈 사이에 증폭기를 두고 있어 설계상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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