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적금 부활 … 은행권 고금리로 ‘영 머니’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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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연 5%대 금리를 주는 은행 적금이 돌아왔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시중은행들이 속속 금리를 높인 ‘고(高)금리’ 신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신규 고객 유치에 열 올리고 있는 일부 은행이 고금리 적금상품 내놓기에 앞장서고 있다. 우대금리까지 다 포함할 경우 최근 은행권 적금상품의 최고금리는 연 5%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가뜩이나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은행으로 눈을 돌렸던 사람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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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의 ‘씨크릿적금’은 최고금리 연 5.3%(5년제 기준)짜리 자유적립식 적금상품이다. 가입 기간은 2년에서 5년까지 하루 단위로 정할 수 있다. 월 가입한도도 2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개인 고객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주로 20~30대 젊은층을 겨냥했다. 적금 고객이 ‘하나SK씨크릿 카드’를 이용할 경우 카드 포인트를 적금으로 자동 불입해 준다. 하나은행은 상품 출시를 기념해 4월 말까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씨크릿적금에 가입하고 10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신청한 사람 중 16명을 추첨해 명품 가방 등을 증정한다.

 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출시한 ‘IBK 졸업준비적금’ 역시 3년제 가입 시 최고 연 5.3%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 1000만 개인고객 달성’이란 목표를 위해 선보인 상품으로, 7월 말까지 한시 판매한다. 만 20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월 불입액은 50만원까지다. 기본금리는 연 4.5%(3년제 기준)지만 각종 우대금리를 0.8%포인트까지 더 받을 수 있다. 은행에 따르면 가입자의 자동이체 비율이 80%, 평균 잔액 10만원 이상일 정도로 실수요 고객이 몰리고 있다. 이 은행 개인고객부 한상철 팀장은 “아직 주거래 은행이 없는 청소년과 대학 신입생에게 기업은행을 소개하고 장기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상품”이라며 “고객 반응이 좋아 판매기간을 늘리는 걸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KB국민 첫 재테크 적금’은 출시 두 달 만에 15만 명 가까이 가입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년제 적금인 이 상품 최고금리는 연 5.0%. 월복리 효과를 감안하면 단리 기준으로 연 5.2%를 주는 셈이다. 월급을 받아 목돈을 모으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 주요 고객층이다. 만 18~38세로 가입연령을 제한했고, 월 불입금을 30만원 이내, 가입기간은 3년으로 묶어뒀다. 이 은행 수신부 이상수 팀장은 “젊은 층의 첫 목돈 마련을 돕자는 취지에서 설계한 소액 우대 적금”이라며 “그동안 은행 적금 금리가 낮아 아쉬워했던 젊은 고객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기를 끈 월복리 적금상품도 여전히 각 은행의 대표 적금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신한 월복리 적금’, 외환은행은 ‘넘버엔 월복리적금’이 대표 고금리 상품으로 꼽힌다. 최고금리는 각각 연 4.8%와 4.3%로 월복리 효과를 반영하면 체감 이자율은 단리 상품에 비해 더 높아진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사랑 정기적금’이 대표 적금상품이다. 최고금리는 연 4.5%로, 가입 고객에겐 국내외 여행 상품 예약 시 3~5%의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누구나 적금상품에 가입만 하면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적립 기간이 3~5년으로 길면서, 각종 우대금리 조건에 들어맞아야 한다. 따라서 적금상품을 고를 땐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은 신규 거래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IBK졸업준비적금은 월 납입액 3만원 이상을 부모의 기업은행 통장에서 이체하면 금리를 더 준다. KB국민 첫 재테크 적금은 만기시점에 마련한 목돈이 500만원 이상이면 연 0.1%포인트, 1000만원 이상이면 연 0.2%포인트를 기본금리에 얹어준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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