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투자한 대구텍 … 재무구조 베일에 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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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대구텍 본사의 모습. 워런 버핏은 21일 오전 대구텍을 찾아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일 대구를 방문했다. 버핏은 이날 오후 9시 전용기 편으로 대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가 대구를 찾은 것은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버핏은 21일 오전 자신이 투자한 회사인 대구시 달성군의 대구텍을 찾아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대구텍은 이스라엘의 절삭공구 전문 제조기업인 IMC의 자회사다. 버핏은 2006년 IMC의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대구텍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구텍의 전신은 1952년 설립된 대한중석광업이다. 강원도 상동 광산에서 나온 중석을 가공해 텅스텐을 생산한 공기업이었다. 당시 1645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56%를 차지했다. 박태준 전 포철(포스코) 회장이 이 회사 사장을 지냈다. 이후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94년 거평그룹에 인수됐다가 98년 이스라엘의 이스카(IMC 소속 회사)로 넘어갔다.

 주 생산 제품은 금속을 깎거나 절단하는 데 쓰이는 고강도의 절삭공구다. 텅스텐 분말에 코발트 등을 혼합한 뒤 열을 가해 만든 초경합금으로 공구를 만든다. 나사 깎기와 금속 절단용 바이트, 금속에 구멍을 뚫는 드릴 등 2만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25개국의 지사를 통해 제품의 65%를 수출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 정도다.

 대구텍의 직원은 1100명이지만 매출액 등 재무상황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주식회사였던 대구텍은 2007년 매출액 3063억9200만원에 당기순이익 764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한(有限)회사로 전환한 2008년 이후에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될 뿐이다.

유한회사는 소수의 투자자가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회계 등 기업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대구텍 관계자는 “버핏 회장은 가족 같은 기업 문화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살리기 위해 주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한회사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먼삭스가 워런 버핏의 투자금 50억 달러를 상환하기로 해 버핏은 16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게 됐다. 버핏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곤경에 처한 골드먼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골드먼삭스가 기사회생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 대가로 골드먼삭스는 50억 달러의 10%인 5억 달러씩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여기다 이번에 우선주를 되사면서도 10% 프리미엄을 얹어주기로 했다. 이 거래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16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뉴욕=정경민 특파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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