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송도] 조석간만의 차 큰 프랑스·러시아·캐나다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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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조력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 조력이 청정 에너지인 데다 발전출력의 정확한 장기 예측이 가능해 국가 전력 공급체계의 조정과 운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조력발전은 바다에 댐을 쌓아 바닷물을 가두었다가 썰물 또는 밀물 때 수문을 열면 그 낙차에 의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밀물과 썰물을 만드는 힘은 지구와 달, 태양 사이의 인력이어서 태양계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고갈될 우려가 없다. 이산화탄소도 발생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다. 댐 등 대규모 시설이 필요치 않은 데다 설치 비용이 적게 들고 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도 거의 없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압박에 고민하는 선진국들은 앞다퉈 조력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초의 조력발전소는 프랑스 리처드시 랑스강에 건설된 랑스 조력발전소다. 1967년 완공돼 40년이 넘도록 전력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처음 지어질 때만 해도 환경변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 연간 관광객이 30만~40만 명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조력발전소를 세우려면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조석간만의 차이가 커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도 조력발전소를 건립하는 나라는 프랑스·러시아·캐나다 등 4~5개 국가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서해안의 경기만 지역은 조석간만의 차이가 8m에 이를 정도여서 조력발전소 건립의 최적지로 꼽힌다. 한국해양연구원의 박진순 박사는 “프랑스의 경우 조석간만의 차이가 최대 13m가량으로 서해보다 크지만, 우리나라 서해는 해안선이 복잡하고 크고 작은 섬이 많아 조력발전소를 짓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남해안에는 조류 에너지가 약 100만㎾ 부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개발할 경우 연간 약 400만 배럴의 석유 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연간 103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5월 전남 진도 울돌목에 첫 조류발전소가 선을 보였다. 6월에는 경기도 안산시 오이도에 시화 조력발전소가 건립된다. 발전용량이 25만4000㎾로 소양강댐의 1.6배에 달한다. 충남 서산 가로림만에도 조력발전소가 조만간 들어서게 된다.

정부는 조력발전소 건설을 국가 연구 개발사업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각 선진국들이 청정에너지 확보에 국가의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시화호와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통해 습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조력발전이 예측 가능한 균질 에너지의 생산이 가능하고 발전효율이 다른 신재생 에너지보다 우수하다고 밝히고 있다. 발전단가(원/㎾h)를 비교해도 조력은 90.5원으로 석유(124원), 태양광(711원), 풍력(107.3원), 조류(115원)보다 월등해 경제성이 충분하다.

이광수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상 한파를 보인 지난겨울의 전력부족 사태와 중동지역 정세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전 폭발 등 에너지 수급 불안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 대안은 조력발전소뿐”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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