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송도] “송도는 세계 7대 에어로트로폴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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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센트럴공원에서 보이는 송도국제업무단지. 왼쪽 첫 번째 빌딩이 68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다.


최근 인천에서는 미국에서 출간된 책 한권이 화제가 됐다.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곧 다가올 삶의 방식』이라는 단행본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비즈니스 석학인 존 카사르다와 포춘지·불룸버그 통신 등에 비즈니스 기사를 기고하는 그렉 린지가 함께 쓴 책이다.

이 책에는 에어포트와 메트로폴리스를 합성한 에어로트로폴리스란 신조어가 등장한다. 두바이·디트로이트·암스테르담 등 세계 7대 공항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신생 도시인 송도국제도시를 에어로트로폴리스의 가장 전형적인 도시로 맨 앞에 소개하고 있다. ‘송도야말로 에어로트로폴리스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도시’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항은 인근 도시의 배후 시설 기능으로 한정돼 왔다. 그러나 에어로트로폴리스는 공항이 중심이 되고 그것을 중심으로 주변 인프라가 형성되는, 공항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도시를 뜻한다.

인류의 행동반경은 그 시대의 교통수단에 의존해 왔다. 오래전에는 배가 주요한 교통수단이었지만 문명이 발달하면서 기차·자동차로 바뀌어 왔다. 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글로벌화가 크게 진전된 지금은 비행기가 인류의 물리적 행동반경을 최대로 확장해 주는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선박 시대 때는 리스본이나 홍콩·베네치아 등이, 기차 시대 때는 캔자스나 시카고 등이, 자동차 시대 때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의 롱아일랜드가 떴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는 도시나 국가 간의 거리가 의미가 없게 됐다. 인터넷을 통한 e커머스가 활발해지면서 항공네트워크가 중요해졌다. 공항은 인터넷의 장점을 가장 이상적으로 현실화하는 ‘물리적 인터넷’이 된 것이다. 오늘 아마존에 주문한 상품을 최대한 빨리 받으려면 항공 네트워크가 갖춰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려면 공항 인근도시로 입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 같은 에어로트로폴리스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그 직원들을 위한 비즈니스·거주 환경이 잘 갖춰져야 한다. 이 같은 도시는 도시 재개발을 통해서는 구현되기 어렵고 도시를 처음 개발할 때부터 사전에 치밀하게 설계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송도는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해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맨들의 왕래가 잦은 국제도시의 1차 조건이다. 걸어서 30분 이내의 범위에서 주거·직장·교육·문화·쇼핑·레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다. 채드윅국제학교나 송도센트럴파크·롯데타운·잭니클로스골프장 등이 그것이다.

송도는 또 세계적 네트워크 시스템 업체인 시스코가 유비쿼터스 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시티이기도 하다. 시스코는 인천시와 ‘지능형 도시화를 위한 글로벌센터’ 설립에 관한 협약을 맺고 세계 U-시티 사업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교통·방범·방제·교육·헬스케어·스포츠 등 도시생활의 모든 것이 IT 기술과 접목되는 도시다.

이 같은 입지와 우수한 비즈니스·생활 환경으로 인해 송도에 입주한 다국적 기업들은 그 영업 반경이 크게 확장된다. 비행거리 3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61개나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개발유한회사(NSIC)의 장혜원 이사는 “송도국제도시는 중국 동부에 거점을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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