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전망 내년 부동산시장]'새 아파트 분양가 5~10% 상승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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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내년 부동산 경기가 올해보다 많이 좋아진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정낙형 건설교통부 주택도시국장은 "국내 경제 전반에 걸쳐 경기가 나아지고 있고 기업의 투자 심리도 살아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엔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 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최근의 시장 흐름이 말해주듯 수도권과 지방의 개발예정지 등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원화 강세▶기름값 상승▶총선 후 국정 혼란 등의 외부 악재들도 도사리고 있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 아파트〓부동산 중개업계.주택업계.연구기관 할 것 없이 '수도권 아파트 값이 오른다' 는 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급물량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외부요인과 대체수요 증가가 더 큰 영향을 끼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분양가 오름세▶기존 주택 전셋값 상승▶금리 하향 안정세▶총선 영향▶주식시장 이탈자금 유입▶구매력 확대 등이 상승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지방의 경우 주택공급 과다.투자성 상실 등 이유로 '보합이나 떨어질 것' (60%)이란 견해가 많았다.

따라서 내년에도 아파트값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상승 시기는 내년 4월 총선 이전으로 꼽은 전문가들이 많았는데 특히 수도권이 1~2월부터 움직일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물가상승 압력과 마감재의 고급화 및 업체들의 값 올리기 등이 내년에는 더욱 심해져 '새 아파트 분양가가 5~10% 정도 오를 것' (75.7%)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일부 연구기관 등에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업체들의 분양가 올리기' (김용순 주공 주택연구소 팀장)를 지적한 반면 주택업계에서는 '땅값 상승.품질 고급화' (송문헌 삼성물산 상무)가 원가 상승요인이라고 응답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 단독.다세대.다가구주택〓오랫동안 침체된 단독주택 시장은 내년에도 별로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

응답자 70%가 '가격상승이 없을 것' 으로 보고 있는데 수요층이 엷고 주차난 등이 겹쳐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이유다. 다세대.다가구주택 등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올라도 5%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위원 김성식 연구원은 "임대주택 사업자 요건 완화와 전셋값 상승으로 다세대.다가구 건축이 살아나고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정도" 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의 김선덕 연구위원과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아파트 입주물량 부족이 틈새상품인 단독.다가구의 전셋값을 밀어올려 매매가까지 동반 상승하는 현상도 보일 것" 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 토지〓저금리 기조 지속과 총선 영향으로 오른다는 전망(79.5%)을 전제하면서도 양극화 현상이 굳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대형 유통시설 설치 ▶급락에 따른 반사심리 등이 주된 이유다.

따라서 이들은 최근 몇년간 투자선호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수도권이나 택지개발지구와 붙은 준농림지가 당분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수도권 준농림지의 경우 대다수 오른다고 전망했지만 상승폭은 4~10% 정도 될 것이란 견해가 대세다.

한국개발컨설팅의 강경래 사장은 "거품이 많이 없어진 수도권 준농림지와 관광단지 인근의 싼 땅은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고 전망했다.

건국컨설팅의 유종율 사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요인은 충분하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고 특히 급상승 요인은 없다" 고 예측했다.

전원주택지 경기도 '내년 중 회복될 것' (52.5%)이란 견해가 더 많았으나 그린벨트는 '변화가 없거나 침체될 것' 이라는 전망이 54%로 최근 식어가는 투자분위기를 반영했다.

◇ 상가.오피스텔〓지난해까지 극심하게 침체됐던 상가경기는 소득.소비 증가와 창업 열기가 이어져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의 56.4%가 '올해보다 활성화될 것' 으로 예상했는데 땅 투자와 마찬가지로 지역별.상품별로 차별화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인터원 컨설팅의 원창희 사장은 "대형 할인점의 잇따른 설치로 상가경기는 올해보다 나빠질 것" 으로 분석했다.

오피스텔은 '올해 수준이거나 나아질 것' 에 85.3%가 손을 들었다. 한국토지신탁 이근창 부장은 "주거형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자리잡게 되고 소자본 창업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전망이 밝은 편" 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피스텔 사업을 많이 벌이고 있는 주택업계는 응답자 전원(11명)이 밝게 전망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부동산팀〓최영진 차장'(팀장)'.황성근. 김남중.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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