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박지성 “일본 국민, 힘 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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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박지성

“너무 걱정돼요. 뉴스만 나오면 눈을 떼기 어려워요.”

 영국에 있는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요즘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몸조차 찌뿌듯하다. ‘상상할 수 없는 대재앙, 많은 희생자와 실종자….’ 이런 생각이 마음을 누르고 있는 탓이다. 박지성이 부친 박성종씨를 통해 중앙일보에 털어놓은 심경이다. 그는 이미 일본 대지진 구호 기금으로 1억원을 쾌척했다. 자선 경기가 열리면 참석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박지성은 말한다. “충격적이고 슬퍼요.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지….” 그가 이렇게 말을 못 잇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천성적으로 수줍음이 많지만 한·일 월드컵 이후 잦은 광고 출연으로 대중 앞에 서는 일이 상당히 익숙해진 그다. 박지성은 일본에 각별한 정이 있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2000년 교토 퍼플상가)을 하며 정을 두고 있었어요. 충격과 아픔이 남다른 이유지요.”

 본인 스스로의 경험에서 얻은 신념일까. 시련에 대한 강한 도전의식을 그는 일본에 당부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면 힘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지성은 더 이상이 재난이 없기를, 조속한 복구를 기원했다. 우리 교민도 잊지 않았다. “행방을 알 수 없는 교민, 그리고 수많은 일본인 실종자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전달되기를 항상 기원합니다.”

 박지성은 큰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삼가는 모습이 진실한 위로라는 이유에서다. 또 있다. 그는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마음에 닿는 위로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박지성은 마지막으로 외쳤다. “일본 국민 여러분, 힘 내세요!”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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