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원자로 핵분열 억제하는 붕산 … 한국, 일본에 53t 긴급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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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산의 원자 구조 모형.

한국이 16일 일본에 지원하기로 한 붕산(Boric Acid, H3BO3)은 붕소(Boron, B)와 산소·수소가 결합된 화합물이다. 물에 잘 녹아 수용액 형태로 방부·소독제로 많이 쓰인다.

 도미노 원전 폭발 사태를 겪고 있는 일본이 붕산 지원을 요청한 것은 붕소 성분이 과열된 원자로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원전은 우라늄 등의 핵연료가 핵분열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이 같은 핵분열을 위해선 우라늄의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켜야 한다. 중성자가 우라늄 핵 속으로 들어가야 우라늄의 양성자와 중성자가 분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붕소 성분은 바로 이 중성자를 흡수해 원자로 연료봉의 핵분열을 억제한다. 붕소가 카드뮴(Cadmium, Cd)과 함께 원전의 출력을 조정하는 제어봉(control rod)의 주성분으로 쓰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과열된 원자로의 폭발을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붕산을 바닷물에 섞어 직접 원자로에 쏟아붓고 있다. 재고가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 간사이(關西)전력은 14일 KOTRA를 통해 붕산 53t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한국은 약 308.8t의 붕산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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