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 일본 증시 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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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이 극심한 공포에서 잠시 벗어났다.

 대지진과 원전 폭발에 대한 불안감에 연 이틀 급락했던 일본 증시는 16일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도쿄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에 비해 488.57포인트(5.68%) 오른 9093.72를 기록했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가 ‘사자’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전날 닛케이 지수는 원전 폭발 공포가 확산하며 10.55%나 하락했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였다. 선물시장에도 이들의 거래가 몰렸다.

 사이토 아쓰시(齊藤惇) 도쿄증권거래소(TSE) 회장도 이날 성명에서 “14~15일 폭락장에서도 외국인은 일본 주식을 샀다”며 시장을 진정시켰다. 헤지펀드인 트랙시스 파트너스의 발톤 비기스는 “최근의 투매는 과민반응”이라며 “일본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3일 연속 유동성을 공급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공포는 여전히 세계 증시의 불안 요인이다. 원전 상황에 따라 투자심리가 언제든지 다시 냉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3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됐다는 소식이 시장에 늦게 알려지며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날 폭락했던 아시아 주요 증시도 모두 상승했다. 코스피는 전날에 비해 34.05포인트(1.77%) 오른 1957.97에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 지수는 1.19%, 대만 가권 지수는 1.09% 각각 올랐다. 엔화가치는 강세를 이어갔다. 달러당 81엔 초반에서 거래를 시작한 엔화가치는 이날 오후 80엔 후반까지 올랐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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