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로부터 목숨을 구해준 우물 색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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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산케이신문]

일본 이와테현(岩手縣)의 주민 사토 아야코(59)씨를 쓰나미로부터 구한 것은 자신의 집 앞마당에 있던 우물이었다.

쓰나미가 몰아치던 날 사토씨는 지진으로 무너진 집을 보며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쓰나미가 오는 것인가’ 그는 집 앞마당에 있는 우물을 들여다봤다. 우물 색이 변해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탁한 갈색이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지대를 향해 뛰었다. 곧바로 사토씨의 집에 쓰나미가 덮쳤다. 재빨리 집을 떠났기 때문에 그는 살 수 있었다.

사토씨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여 년 전 한 노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20여 년 전 딸 아이와 학교 발표회를 위해 지진과 쓰나미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옆집 노인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쓰나미가 몰려올 것 같으면 꼭 우물을 보라. 물 색깔이 변하든지 무슨 이상이 생길 것이다. 나도 예전에 쓰나미를 겪었는데 우물 덕에 살았다.”

사토씨는 노인의 말을 들은 이후 쓰나미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면 항상 우물을 먼저 본다고 했다. 그는 “고지대로 피신한 뒤 내 집을 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선인의 지혜는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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