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협력업체를 세계로” … 138개 부품사 해외 수출 로드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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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부품협력업체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협력사 연구개발 기술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협력 업체를 세계로-.’ 현대·기아차가 내세우는 동반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그저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함께 진출하도록 하는 정도가 아니다. 협력 업체들이 수출을 많이 하도록 돕는 게 현대·기아차만의 특징이다. 부품 업체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다 보면 품질이 좋아져 결국에는 현대·기아차에도 이익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런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부품 협력업체 글로벌 시장 공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 지원 ▶수출 수요처 확보 지원 ▶수출 인프라 지원 ▶수출 관련 모니터링 체제 구축을 4대 중점 추진사항으로 삼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09년 74억 달러(약 8조3000억원)였던 부품 협력사 수출 규모를 2015년 3배 가까운 200억 달러(약 22조5000억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사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품의 품질과 기술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기술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협력사 연구개발 기술 지원단’을 출범시켰다. 협력사 품질담당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협력사 품질학교’도 만들었다. 일종의 품질관리 전문가 양성 과정이다. 협력사에 5~7개월 정도 상주하며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품질·기술 봉사단’도 만들었다.

또 부품 수출 해외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국 완성차 업체들에 국내 부품 협력사의 기술과 역량을 알리는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사실 협력사를 위한 부품 수출 해외 로드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2년부터 138개 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 로드쇼를 열어 왔다. 이를 통해 동양피스톤 등 부품 협력사들이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해외 유수 자동차 업체로부터 모두 7억6000만 달러(약 8500억원) 수주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계열사와 협력사들 간에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08년에 이어 두번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동반성장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문서화함으로써 스스로 더욱 의지를 다질 계기를 만들기 위해 협약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에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8개 계열사와 협력사 2691개사가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로 협약 대상을 확대했다.

주요 내용은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거래를 보장하기 위해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공정거래의 원칙을 만들어 지키겠다는 것 등이었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3대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협력회사의 자금 사정과 기술 개선을 위한 종합 대책을 협력사와 함께 마련해 지원하며, 2,3차 협력사에 대해서도 상생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 등이다.

현대·기아차는 2008년 처음 협약을 맺을 때 ‘하도급 3대 가이드라인’이란 것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계약체결 가이드라인, 협력회사 선정·운용 가이드라인, 하도급거래 내부 심의위원회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으로 이뤄졌다. 원자재 가격이나 시장의 각종 여건 변화에 맞춰 하도급 대금을 조정하고, 부당하게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일은 절대 않겠다는 것 등이 3대 가이드라인의 골자다. 가이드라인을 실천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가 없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감시하는 체계도 갖췄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협력업체의 재무건전화, 품질 및 기술개발 촉진, 교육훈련 및 경영활동 지원 등 다각적인 육성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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