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문 닫은 일본 공항 … 한국, 수입보다 수출이 더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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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경제에 먹구름이 끼면서 올 들어 급증했던 대(對)일본 수출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 주요 공항이 폐쇄됨에 따라 반도체·휴대전화 같은 전자제품 수출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체 대일 수출액의 25%가 항공 운송을 통해 수출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요 수입 품목인 기계류·철강·화공제품의 경우 대부분 선박편으로 들어오는 만큼 타격이 수출보다는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대일 수출 가운데 전자제품 수출액은 63억1500만 달러로 전체의 22%에 달했다. 이어 석유제품(비중 13%), 철강제품(10%) 등의 순이었다.

 특히 일본 내수 경기가 이번 대지진의 영향으로 침체에 빠지면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관건은 전력 등 일본의 기반시설이 얼마나 빨리 복구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느냐”라며 “단기간에 정상화하면 큰 차질이 없겠지만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완화되던 대일 역조도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 1~2월 대일 수출은 56억538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8억2854만 달러)에 비해 48% 늘었다. 수입은 같은 기간 15% 늘어난 104억 39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대일 수출은 1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0.1% 늘어났을 뿐이다. 대일 수출은 반도체·액정화면(LCD) 같은 전자제품과 석유·철강제품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수출 호조로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1월 22억 달러, 2월 26억 달러로 지난해 1월 23억 달러, 2월 29억 달러보다 줄었다. 우리나라의 대일 교역은 지난해 수출 282억 달러, 수입 643억 달러로 대략 월평균 30억 달러씩 연간 361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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