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악의 강진, 바다 생물은 알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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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남부에 있는 휴양지 아카풀코 인근의 리조트다. 지난 11일에는 보이지 않았던 원해어종 물고기 떼가 몰려 들었다.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이곳 해안까지 떠밀려 온 것으로 보인다.

바다 생물들은 대지진을 미리 감지할 수 있을까. 일본에서 최악의 강진이 발생하자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바다 생물들은 지진을 미리 알고 대피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들을 올렸다. 일본 도호쿠지방 미야기현 센다이시 동쪽 130km 해저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하기 5일 전, 혼슈지방 이바라키현에서 고래 50마리가 죽은 채 해안에 밀려왔었다.

당시 언론들은 “강진의 전조가 아니겠느냐”는 의심을 품었지만 지진 전문가들은 “대지진의 징조라고 볼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네티즌은 “바다 속에서 해저 지반이 찢어질 조짐을 보이는데 고래가 미리 아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미판이나 태평양판이 움직일 것을 알고 이상징후를 포착해 다른 곳으로 피하다 ‘사고’를 당했다”고도 했다.

9일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서 100만 마리의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악취가 진동하는 레돈도 비치를 보면 종말의 날이 다가왔다는 소리를 실감나게 한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현지 관리들은 캘리포니아 사상 최대의 정어리 떼죽음 사태가 강풍에 의한 자연재해라고 결론내린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의 경우 정어리가 한꺼번에 일정 장소에 몰리는 바람에 산소가 부족해 떼죽음을 당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 네티즌은 “왜 갑자기 이상 행동을 했겠나. 다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인 9일 미국 캘리포니아 레돈도 비치 일대에 먼 바다에 서식하는 정어리 떼 수백만마리가 몰려와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당국이 조사에 나섰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7일엔 뉴질랜드 남부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었다. 이로부터 20일 전 뉴질랜드 남쪽 스튜어트 섬 해안가에 고래 107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발견됐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대부분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당시 현지 과학자들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고래 떼의 우두머리 무리가 길을 잘못 인도한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를 두고도 “고래는 지진을 알고 대피하고 있었다”는 네티즌 댓글이 올라왔다.

한편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후 멕시코 남부에 있는 휴양지 아카풀코 인근의 리조트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원해어종 물고기 떼가 몰려들었다. 전문가들은 “지진을 미리 감지해 이곳으로 피신왔거나 아니면 떠밀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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