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가는 길이 즐겁다 ‘W스토어’가 있으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올리브영은 1개 매장에 1만5000여 개의 미용 건강 상품을 갖췄다. 또 제품 종류별로 코너를 따로 마련해 쇼핑하기 편리하게 매장을 구성했다.

미용·건강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올리브영은 올해 10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현재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94개. 1999년 서울 신사동에 1호점을 연 후 지금까지 연 점포보다 올해 계획한 것이 더 많다. 미용·건강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상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러그스토어는 원래 의약품과 화장품 등 미용·건강용품을 전문적으로 갖춘 소매점을 뜻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약사법상 약 판매가 불가능해 미용·건강용품 중심의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로 진화했다.

가장 먼저 생긴 ‘올리브영’은 올해 200호점을 개점하는 게 목표다. 매장 수가 많은 만큼 ‘접근성 높은 드러그스토어’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리브영 측은 “2002년까지 100억원 미만이던 매출이 10배 넘게 늘어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며 “지난해까지 직영이었던 것을 올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바꿔 점포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장점은 500여 개 브랜드 1만5000여 개 상품을 갖추고 있는 것. 해외 브랜드를 독점 판매하는 것도 특징이다. 미국의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인 ‘주스뷰티’, 일본의 기초화장품인 ‘하다라보’, 프랑스의 보디용품 ‘코타지’, 일본 헤어용품 브랜드 ‘쓰바키’ 등 40여 종에 달한다. 다른 드러그스토어에서는 살 수 없는 제품을 갖춰 고객을 끌겠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스페셜 존’을 매장 안에 개설했다. 병원이나 제약회사에서 만든 기능성 화장품, 친환경 유기농 제품, 남성용품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코너가 만들어졌다. 비슷한 제품 여러 종을 한 코너에서 비교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올리브영 측의 설명이다.

 ‘GS왓슨스’는 GS리테일과 홍콩 왓슨스가 50대50으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왓슨스는 19개국에서 46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유명 글로벌 드러그스토어 브랜드다. 그래서 GS왓슨스는 아시아 지역 왓슨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인기 상품을 국내 매장에서도 판매한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42개 매장 중 31개 매장에 미용 전문 상담사가 상주하고 있다. 고객의 피부 상태 등에 대해 상담해주고 적합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판매되는 1만여 개 제품 중 어떤 제품이 자신에게 꼭 맞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제도다. 자체 상표(PB) 제품도 강점. 현재 300여 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PB제품은 가격이 기타 브랜드 제품에 비해 10~20% 저렴하다. 올해는 점포를 60개 이상 추가 개설해 전체 매장 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W스토어’는 다른 곳과 좀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 다른 드러그스토어에서 판매하지 않는 의약품을 살 수 있다. 약사가 운영하는 기존 약국에 미용·건강용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W스토어 측은 “약사가 상주하기 때문에 약에 관해 깊이 있는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반 약국에서는 사기 힘든 피부 관련 약품, 다이어트용품, 모발건강용품, 아토피 상품 등을 집중적으로 갖췄다. 처방약이 제조되는 동안 무료로 피부·체지방·두피 측정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이 급성장하자 생활용품 전문점인 다이소도 건강·미용 코너를 매장에 개설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체 615개 매장 중 300개 매장에서 건강·미용 코너를 운영 중이다. 다이소는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플로리안’ ‘자연을 입은’이라는 이름의 화장품·보디용품 PB제품 역시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다.

정선언 기자

◆드러그스토어=의약품과 화장품 등 미용·건강용품을 전문적으로 갖춘 소매점. 특정 상품을 집중적으로 갖춘 소매점을 카테고리 킬러라고 부른다. 드러그스토어는 카테고리킬러형 소매점의 한 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