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석탄 로드 … 한국이 닦는 ‘몽골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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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 건설업체들이 몽골에 1000㎞가 넘는 철도를 놓을 것 같다. 사업비가 30억 달러(약 3조3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공사다.

 10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한국의 19개 대형 건설업체들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참여하는 코리아 컨소시엄은 지난 9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몽골 교통부·총리실·국가재산위원회·몽골철도공사(MTZ) 관계자 등으로 이뤄진 몽골 대표단을 만나 예비사업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제안서는 2009년 8월 몽골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 정부와 국회가 몽골 철도 건설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여서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한국-몽골 양국 관계자는 2년 여 동안 꾸준히 협의해왔으며, 지난해 10월 롯데건설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주관사로, 대림산업·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 등 19개 건설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몽골 정부 관계자들이 이달 중 한국을 방문해 예비사업제안서에 대해 협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임영식 팀장은 “한국 외에도 중국·러시아 등도 철도 건설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오랫동안 한국과 협의하면서 우리의 기술력과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며 “몽골 정부가 철도 건설을 되도록 빨리 시작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노선은 타반톨고이~준바얀, 사인샌드~초이발산 구간으로 총 1040㎞다.

추정 공사비는 30억 달러 규모며 사업기간은 5년 정도다. 몽골 정부는 2015년까지 전체 5500㎞의 대규모 광산 연계 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이번에 국내 업체들이 추진하는 것은 그중 1단계 사업이다.

 몽골은 유연탄·구리·아연·몰리브덴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여러 광산개발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지만 현재 옛소련 시절 건설된 ‘트랜스~몽골리안’ 노선이 유일할 정도로 광물 수송수단이 매우 열악하다.

롯데건설 토목사업본부장 도은대 부사장은 “코리아 컨소시엄이 타반톨고이 광산개발과 연계해 재원을 만들고 이를 철도 건설사업에 활용하는 사업 구도를 제시해 몽골 측의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타반톨고이는 추정 매장량이 64억t인 세계 최대의 탄광으로 꼽힌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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