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축출 최선책은 암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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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리비아 사태가 시민군과 친(親)카다피 세력 간 공방으로 장기전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사태 종식을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외신들은 카다피 세력과 시민군을 포함해 이번 사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의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토머스 릭스는 7일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를 통해 미국의 세 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시민군에게 카다피 정권을 축출할 수 있는 최신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옵션은 특수부대를 동원해 카다피를 체포하거나 암살하는 것, 그리고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카다피 친위부대의 공군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릭스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궁극적인 사태 해결을 장담할 수 없기에 그다지 좋은 선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은 카다피가 시민군에 비해 월등한 군사력을 갖고 있지만 제한적인 공격으로 시민군을 압박하면서 협상을 유도하는 양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공격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급증할 경우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이 불가피하기에 공격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최근 영국의 한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반군을 공습하는 것은 겁을 주기 위한 것이지 실제 피해를 줄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카다피가 “반군의 배후에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조사를 촉구한 것은 대(對)테러 전쟁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결국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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